요즘들어 꿈을 자주 꾼다. 대부분의 꿈은 아련한 느낌만 있고 한 두 장면만 어렴풋이 느껴질 뿐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꿈을 꾸었다'라는 느낌만 강하게 들 뿐. 그리고 밤에 자주 깬다. 잠이 깨면 혹시 일어나야 할 알람을 못들은 걸까봐 순간 놀라서 시계를 보고, 아직 알람이 울리기 전임에 안심하고, 앞으로 잘 수 있는 시간을 순간적으로 한번 계산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방금 전까지 꾸었던 꿈을 기억해 내려 하지만 이어지지 않는 몇 장면을 떠올리고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한 두 시간 후에 잠이 깨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의 밤은 그렇게 흘러 간다. 어제 밤 꿈은 비교적 잘 기억이 난다. 난 호텔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방 안에 있었고 트렁크가 하나 있었다. 많은 ..
오늘의기록
2010. 10. 10. 09:26
여행이란, 당연하다 생각하면서도 자주 잊게 되는 '세상은 넓고 삶은 단 한번 뿐.'이란 진리를 다시금 느끼게 해 준다. 4박 5일의 여행. 120시간을 함께 보내다. 가슴 저릴 만큼 행복한 순간에도, 제발 끝이 왔으면 하는 힘든 상황에도 시간은 묵묵히 같은 속도로 흘러간다는 것. 다행이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사실. 불량식품. 내게 안 좋을거란걸 알면서도 순간의 꿈같은 달콤함을 쉽게 끊어 낼 수가 없다.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가을을 지나 또 겨울이 오고. 계절과 시간은 머무름 없이 흘러간다는걸 알면서도 여름의 한가운데를 지날때면 더위와 함께 시간이 멈춰 버릴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내 기분이야 어찌 되었건 시간은 흘러 이제 가디건 입은 팔을 감싸고, 허전한 목을 움추리게 되는 가을. 모든것이 어울리는 가..
오늘의기록
2010. 9. 22. 22:04
어떤 카페 공식 트위터에 남겨진 글. '장애는 불편함입니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그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한 제도적, 신체적 접근의 불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접근권이 보장되는 사회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장애인복지입니다.' 그런데 그 카페는 4층에있고, 엘레베이터를 타려면 계단으로 반층을 올라야 하며, 엘레베이터에서 내려서도 카페로 들어가는 입구에 턱이있고, 입구는 공간의 문제가 아닌 인테리어상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을만큼 좁아서 장애인의 접근권이 보장되었다고는 절대로 말 할 수 없는걸. 뭐든 말로 내뱉기는 쉬워. 하지만 그 말을 지키는건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
오늘의기록
2010. 8. 20. 14:05
- 너무 좋은것만 보아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보기 힘든것들에 질렸기 때문일까. 요즘 들어 힘들고 마음 아픈 것들을 보는것이 더 불편해. 영화의 장면들엔 눈을 감을수 있지만 책은 오롯이 읽어야 하니까 더욱. 누군가 보여주는 이미지보다 내 머리로 만든 이미지가 더 강렬해서 일까. 그저 빨리 책장을 넘기는 것 만으로는 힘들어. - 단편적인 행동을 보고 누군가를 판단하고 비판하기 전에 그가 어떤 맥락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한번쯤 관심을 주었으면 좋겠어.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이해와 공감이니까. 그게 애정이라 나는 생각해. - 그녀가 간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두번째 느끼는 이런 기분. 아쉽지만 말도 안되는 떼를 쓸만큼 어리진 않고, 아무렇지 않을만큼 그녀에게 무관심 하지 않은 나는, 그저 조용..
오늘의기록
2010. 8. 17. 00:57
2009년 여름이 언니네이발관으로 기억된다면 2010년 무릎깨짐으로 기억될 것 같아. 또 깼다. 역시나 맨정신에 이번엔 한쪽만. 근데 좀 넓게. 샤워하는데 너무 쓰라려서 눈물이 찔끔. 안되겠다 싶어 안바르던 후시딘까지 꼼꼼히 발라주고, 마무리엔 언제나 메디폼. 깬건 이미 어쩔수없고, 멍이나 안들었으면 좋겠는데. 이미 올라오고 있네. 끙. 나 정말 어쩌니. 이제 좀 그만요. 벌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집개미 외에는 나비도 무서워 하는 나는, 요즘 출근길에 통과 의례처럼 보게 되는 매미 사체에 혼자 깜짝 깜짝 심장이 떨어져. 죽어있는것도 안타까운데 왜 여기서 죽어, 굳이 내눈에 띄이는 거냐고 원망 할 순없고, 그냥 내일은 좀 안보게 되기만 바랄뿐이야. 스릴러나 액션영화는 좋은데 잔인하거나 징그럽거..
오늘의기록
2010. 8. 13. 01:12
아침 출근길, 태풍이 오고있으니 우산을 꼭 챙기라는 누군가의 문자를 '요즘 소나기야 자주 오는데 뭐'라며 넘겼는데, 출근해서 5분쯤 지나니 냉탕에 폭포수처럼 비가 쏟아지더라. 다시 역까지 가야할 일이 있어 짧은 반바지도 입었겠다 슬리퍼로 갈아신고 첨벙첨벙 하며 걸어가는데, 어짜피 젖을거라 생각하니 들이치는 비가 기분 나쁘지도 않고 신나더라구. 어렸을때 비오는날 우비입고 장화신고 학교가던, 우비 모자 앞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가까이 보며 일부러 물 고인 웅덩이에 첨벙대던 그때가 생각나서 혼자 기분이 좋았어. 창이 큰 사무실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어둑한 풍경을 보며 분위기좀 잡고 일하는데 어머, 한시간도 안돼 그새 비가 그치더니 거짓말처럼 해가 쨍! 점심먹으러 나가는길엔 언제 비가 그리 왔냐는듯 또다시 숨막히..
오늘의기록
2010. 8. 10. 13:01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 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길 따라 가기 마련 이지만 그래도 먼저 손 내밀어 주길 나는 바랬지. 오늘 랜덤중에 들려온 그 목소리에 울뻔했어.
오늘의기록
2010. 8. 7. 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