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으로 매겼던 누군가의 품격 … 정말 같잖고 오만했어, 나. 김혼비
벌써 9년 전 일이다. 당시 나는 A라는 한 뮤지션에게 완전히 빠져있었다. 그의 노래, 연주, 작사, 작곡, 편곡, 인터뷰에서 내비치는 세상을 향한 시선, 나의 재치를 봐달라고 아우성치지 않으면서 맥락 속에 은근하게 스미는 특유의 유머감각, 동료들과 함께 있을 때 언뜻언뜻 드러나는 속 깊은 언행 등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적정선에 모두 들어맞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A 좋아해?”라고 묻기보다는 “혹시 A 알아?”라고 물어야 하는, 인기 이전에 인지도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사람이지만, 당시에는 그래도 소소하게 마니아층이 있었고 나도 그중 하나였다. 그런 그가 어느 날 덜컥 SNS 계정을 만들었다. 그의 캐릭터를 생각해보면 생전 그런 건 만들지 않을 것 같았기에 조금 놀라우면서 약간 떨떠름한 기분으로 팔로..
멈춰선/우주 2020. 2. 16. 22:11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 김영하. 배철수의 음악캠프.
[관객 모독]으로 유명한 독일의 극작가 페터 한트케는 축구에 관한 특이한 소설 한 편을 쓰기도 했는데요, [페널티킥 앞에 선 골키퍼의 불안]이라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수만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그라운드에서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는 공을 막아내야하는 골키퍼의 불안을 다룬 책입니다. 그런데 불안하기는 키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과 남미의 프로리그, 유럽 챔피언스리그와 월드컵에서 있었던 286번의 페널티킥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패널티킥의 성공률은 무려 85%에 달합니다. 애당초 골키퍼가 막아낼 확률은 15%밖에 안되는거죠. 그걸 알면서도 골키퍼는 최선을 다해 그 확률을 높이려 애를 씁니다.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막아내기만 한다면 골키퍼는 영웅이 됩니다. 반대로 키커는 심한 부끄러움으로 머리를 감싸쥐게 되죠. 질게..
멈춰선/우주 2019. 11. 4. 23:27
RIP.
so many people love you.don't focus on the people who don't.
멈춰선/우주 2019. 10. 15. 00:26
잔나비. 전설. 앨범소개.
잔나비 정규 2집 [전설] 3년 만에 돌아온 잔나비의 2집이네요. 머나먼 시간이었죠. 그 사이 많은 것들이 변했어요. 세상은 더 이상 갈망하지 않고, 치열하게 부딪히며 사랑하던 모든 관계 역시 시대답게 편리해진 듯해요. 그것도 모르고 언제나 더 뜨겁고자 했던 나와 내 친구들은 어디에 몸을 부벼야 할지 몰라 한낱 음악 속에 우리 이야기를 눈치 없이 다 담아버렸네요. ‘전설'이라는 쓸데없이 장엄하고 촌스럽기 그지없는 이름과 함께요. 투 머치 인포메이션. 그래서 빙빙 돌며 같은 말을 반복하기도 할테니 남 이야기 듣듯 무심히 들어주세요. 언젠가는 다 사라져 전설로 남을 청춘의 처절했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라며. 많은 시간 함께 기다려준 우리 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우리도 얼마나 많이 기다려왔는지 몰라요. -잔..
멈춰선/우주 2019. 5. 12. 23:07
사람. 이석원.
나는 주구장창 혼자서만 지내고 싶지도 않고 허구헌날 사람에 치여 지내고 싶지도 않고 그저 적당히 홀로 지내다가 간간이 사람들을 반갑게 만나며 그렇게 지내고 싶다. 고마운 분들과 가진 올해의 두번째 망년회. 뭐 그분들은 그게 망년회 였는지도 몰랐을테지만은. 나이가 오십이 되어가는데 나는 여전히 행복을 찾고 있고 아직도 나를 찾아가고 있는 중인것 같다. 만약에 행복이란 게 뒷주머니에 꼽혀 있는줄도 모르고 평생을 찾아헤메야 하는 거라면 행복은 먼데 있지 않다는 말이 다 무슨 소용일까. 마음의 평화, 행복 ... 내가 사람들에게 늘 빌어주는 것들은 인사 치레가 아닌 나부터가 절실한 것들이다. 오늘도 평화로운 마음과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겠다. 모두 peace. -- from. blog.nav..
멈춰선/우주 2018. 11. 29. 00:34
문학평론가 신형철 “좋은 이야기는 덜 폭력적인 사람으로 살게 도와준다”
Q. 1부에 실린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란 글을 읽으며 ‘실수도 폭력이 될 수 있다’라는 구절이 아프게 다가왔다. ​ :: 악의를 갖고 한 일이 아님에도 그 일이 타인에게 폭력이 될 수 있다는 건 참 두려운 일이다. 그런 실수를 덜 저지르기 위해 해야 하는 것이 ‘공부’인 거다. 매체를 통해 공개되는 일, 내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나 자신의 시행착오 등등 모든 것이 공부의 대상이 된다. 문제는 공부에 끝이 없다는 것이다. 옛날식으로 말하면 성인(聖人)이 되지 않는 한 계속해야 하는 게 공부일 테니까. 그 성과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다. 타인의 슬픔에 무지한 상태로부터 빠져나오기 위해 공부를 하는데, 한다고 해서 또 완전히 알게 되느냐 하면 그게 아니다. ‘제논의 역설’처럼 무한히 접근해 가는 ..
멈춰선/우주 2018. 11. 25. 00:23
성적지향과 성정체성.
예전 사진들을 정리하다가 특정날 페이스북 캡쳐가 많아서 다시 보니, 2017.04.25 JTBC 대선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동성애 이슈가 불거진 후 페이스북. 공감가는 포스팅들을 캡쳐해놓았나보다. "인간이 선택할 수 없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행동을 우리는 차별이라고 부릅니다. 저는 차별에 반대합니다."
멈춰선/우주 2018. 11. 24. 23:34
춤추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건 아니다. 이동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에 등장하는 가족은 평온해 보입니다. 모처럼 아들과 딸이 부모님 댁에 찾아와 한 상에 둘러 앉은 채 모두들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먹습니다. 그들이 모인 이유가 십여년 전 바다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고나서 익사한 장남의 기일을 지키기 위해서임을 관객이 눈치채고 난 후에도 그리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선 십여년 전에 잃은 가족 구성원을 떠올리면서 누군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 한 번 나오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잘 극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긴, 벌써 십여년이나 지났으니까요. 자상한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러스한 말투로 아무렇지도 않게 화제를 넘나들지요. 무뚝뚝한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까지 보이고요.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일까요. ..
멈춰선/우주 2018. 11. 5. 23:47
500일의 본디. 이동진
"당신과 함께한 시간들은 제 삶이 누린 잊지못할 복이었습니다." "힘겹던 순간들을 덕분에 조금은 더 수월하게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1년 6개월전, 중요한 방송을 제게 맡겨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살다보면 생각지도 못했던 이런 귀한 일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는 사실에 삶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을 개편 과정에서 디제이 교체를 결정하셨던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덕분에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깊은 밤이고 푸른 밤입니다. 삶은 곧 시간일텐데 '푸른밤 이동진입니다'에 시간을 내어 귀 기울여주신 덕분에 함께 지날 수 있었던 생의 작고도 귀한 순간들을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겁니다." + 이동진은 언제나 우아하고 섬세하다. from. blog.naver.com/lif..
멈춰선/우주 2018. 9. 30. 23:50
칼이 되고 싶은 펜? 남재일의 사람과 사람 사이. 김훈.
:: 나는 노동을 싫어한다. 불가피해서 한다. 노는 게 신성하다. 노동은 인간을 파괴하는 요소가 있다. 그러나 이 사회는 노동에 의해 구성돼 있다. 나도 평생 노동을 했다. 노동을 하면 인간이 깨진다는 거 놀아보면 안다. 나는 일할 때도 있었고 놀 때도 있었지만 놀 때 인간이 온전해지고 깊어지는 걸 느꼈다. 기자를 보면 기자 같고 형사를 보면 형사 같고 검사를 보면 검사 같이 보이는 자들은 노동 때문에 망가진 거다. 뭘 해먹고 사는지 감이 안 와야 그 인간이 온전한 인간이다. 그런데 노는 거, 그게 말이 쉽지 해보면 어렵다. 놀면서 돈 쓰고 돌아다니는 거는 노는 게 아니라 노동의 연장이다. 돈에 의지하지 않으면 못 노는 거는 돈버는 노동세계와 연결돼 있어서 노는 게 아니다. 노는 거는 그 자리에 있는 세..
멈춰선/우주 2018. 9. 26. 16:50
문문. 인터뷰.
:: 4월6일 톱가수 아이유가 자신의 라디오 채널에서 “음식점을 갔다가 웨이터로부터 자신이 만든 곡이니 꼭 들어봐달라는 쪽지를 받았다. 들어보니 너무 좋아 여러분에게 추천해드린다”며 문문의 ‘비행운’을 소개했다. 그 웨이터가 바로 문문이었다. :: 나 역시 비행운이라는 단어 자체를 몰랐었다. 전에 사귄 여자친구가 노을 지는 하늘을 바라보다 비행운을 봤다고 했다. 비행운은 대기 온도와 비행기 엔진의 온도 차이로 인해 생기는 구름이다. 전 여친이 그랬다. ‘비행운이 딱 오빠 얘기야. 오빠 꿈은 뜨거운데 현실은 차갑잖아?’ 이후 코드를 붙이고 멜로디를 만들었고, 임팩트가 없어 김애란의 소설 ‘비행운’을 찾아보니 ‘너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라는 대목이 눈에 띄어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로 바꿨다. ‘..
멈춰선/우주 2017. 10. 4. 20:33
작은 전투함을 가라앉게 만들 충분한 술.
included fairy cakes, spiced coleslaw, Mexican food and “enough booze to sink a small battleship. from. 2009 Oasis’ Wembley rider
멈춰선/우주 2017. 10. 4.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