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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기록

어느 일요일 아침.

_sran 2010. 10. 10. 09:26


요즘들어 꿈을 자주 꾼다.
대부분의 꿈은 아련한 느낌만 있고 한 두 장면만 어렴풋이 느껴질 뿐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저 '꿈을 꾸었다'라는 느낌만 강하게 들 뿐.

그리고 밤에 자주 깬다.
잠이 깨면 혹시 일어나야 할 알람을 못들은 걸까봐 순간 놀라서 시계를 보고,
아직 알람이 울리기 전임에 안심하고, 앞으로 잘 수 있는 시간을 순간적으로 한번 계산하고 다시 눈을 감는다.
방금 전까지 꾸었던 꿈을 기억해 내려 하지만 이어지지 않는 몇 장면을 떠올리고 다시 잠이 든다.
그리고 한 두 시간 후에 잠이 깨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한다.

언제부터 인지 모르겠지만 요즘의 밤은 그렇게 흘러 간다.

어제 밤 꿈은 비교적 잘 기억이 난다.
난 호텔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작은 방 안에 있었고 트렁크가 하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을 만났는데 모두 현실에서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은 아니었다.
어딘가로 떠난 기분이었지만 여행의 설레임은 없었던 것 같다.
수영장과 고양이가 나왔고 최근 읽었던 김영하 소설집의 수영장이 생각났다.

꿈에서 나오는것과 동시에 잠에서 깨곤
평소처럼 시계를 한번 보고 오랜만에 마음 편히 늦잠 잘 수 있는 날이라 안심했는데
문제는 다시 잠이 오질 않는다.
죽은듯이 자고 싶었으나 약속된 시간이 있어 몸을 일으켜야 했던 어제의 아쉬움이 생각나면서
오늘만은 꼭 늦잠을 자야겠다고 눈을 감고 뒤척여봐도
꿈과 현실의 여러 장면들이 상기되면서 정신은 더 또렸해진다.

더 잠들려는 노력 대신 일어나 밀린 손빨래를 해야겠다.
부드러운 울샴푸 냄새가 쓸쓸함도 밀어 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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