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많은 다툼 뒤에 우린 비로소 뉘우칠 수 있을까 얼마나 거친 말들 속에 우린 상처를 숨겨야 하는 걸까 다친 마음에 딱지가 앉아 어루만져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을 때 둘이 서로를 마치 영원히 깨지지 않을 돌멩이처럼 대하려할 때 나는 조용히 속으로 묻는다 얼마나 멋진 사람인가 우린 그렇게 만났던 것 같은데 얼마나 값진 인연인가 우린 기꺼이 나눴던 것 같은데 다친 마음에 딱지가 앉아 어루만져도 아무 느낌도 들지 않을 때 둘이 서로를 마치 영원히 깨지지 않을 돌멩이처럼 대하려할 때 나는 아직도 너를 사랑해 마음 깊은 곳 덮어두었던 말을 전할게 너를 사랑해 너를 사랑해 못이기는 척 나를 돌아볼 네게 외칠게 팔을 벌리며 다가올 너에게 품에 안기며 울먹일 너에게 --- 이적 덕분에 만 오천원이면 사랑을 살 수 ..
멈춰선/음악
2010. 10. 5. 00:49
- 도쿄의 한복판에는 황궁이 있다. 지도를 보면 가운데가 텅 빈 것처럼 보인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도 비슷하게 보이지만 거기에는 개를 데리고 조깅을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가로질러 통과하는 택시가 있다. 황궁에는 황족만 산다. 평범한 도쿄의 시민들은 별 불만 없이 황궁을 우회한다. 거기에 황궁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래서 이렇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거기에선 아무도 조깅 같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롤랑 바르트의 말마따나 그것은 그냥 거기에 있다. 비어 있는 중심으로 말이다. 마코토와 나 사이에도 그런 황궁이 있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어떤 게임을 하고 있다.
멈춰선/책
2010. 9. 28. 00:08
... **씨 세상 살기 힘들죠 원래 그렇더라구요 진짜 가끔 가끔 좋은 순간이 그것도 아주 짧게 찾아오죠 근데 그 행복한 순간도 그 당시엔 잘 몰라요 행복은 꼭 지나구 나서야 아 그때 참 좋았구나 하고 느껴지니까 근데 불행이란 놈은 가시처럼 바로바로 느껴지니까 ... 나중에 더 볼품없는 어른이 되고나면 그때가 좋았지 하고 묵은 긴 한숨을 쉴수 있을거에요 행복은 사진처럼 알수없는 그 몇초의 순간을 저장하는건가봐요 대부분 불행한 하루하루에 쓰러질거 같을때 꺼내볼수 있게요 근데 그 행복함도 사진처럼 누군가가 찍어줘야 되잖아요 사람이에요 만나건 짝사랑이건 사랑하건 헤어지건 사람이 순간을 만들어주는거 같애요. 그러니 힘내시구 저 지금 완전 약기운 최고조에 올라서 뭔말인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좀 위로가 ... 그럼 ..
멈춰선/우주
2010. 9. 23. 15:29
빨래를 해야겠어요. 오후엔 비가 올까요. 그래도 상관은 없어요. 괜찮아요. 뭐라도 해야만 할 것 같아요. 그러면 나을까 싶어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 지 몰라요.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그대가 날 떠난 건지 내가 그댈 떠난 건지 일부러 기억을 흔들어 뒤섞어도 금세 또 앙금이 가라앉듯 다시 금 선명해져요. 잠시라도 모두 잊을 수 있을까 했는데 그게 참 마음처럼 쉽지가 않아서 그게 참 말처럼 되지가 않아서 무너진 가슴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난 어떡해야 할까요.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뒤집혀버린 마음이 사랑을 쏟아내도록 그래서 아무 것도 남김 없이 비워내도록 나는 이를 앙 다물고 버..
멈춰선/음악
2010. 9. 10. 17:26
우린 만났지 허망한 내 여름의 유일한 탈출구처럼 느껴졌던 너 느껴졌던 너 낯선 도시의 강변을 따라서 내게로 걸어오는 아름다운 그 모습에 난 놀랐네 변해버린 도시에 함께 거닐던 네 발소리가 울리는 것 같아 스쳐가는 빌딩들 그 거리에서 난 생각했지 널 지우네 지워버리네 처음부터 내 곁에 없던 것처럼 지우네 지워버리네 아무 희망도 없는 것처럼 이제야 알 것 같아 내가 없이도 너는 언제나 상관없다는 걸 친군 내게 말했지 그때의 내 모습 달랐다고 달랐다고 지우네 지워버리네 처음부터 내 곁에 없던 것처럼 지우네 지워버리네 아무 희망도 없는 것처럼 나의 도시여 잠든 그대여 그대의 이름 영원 속으로 젊음은 가고 우리의 사랑 뜨거운 여름 영원 속으로
멈춰선/음악
2010. 9. 10. 17:23
무엇이 그댈 아프게 하고 무엇이 그댈 괴롭게 해서 아름다운 마음이 캄캄한 어둠이 되어 앞을 가리게 해 다 알지 못해도 그대 맘을 내 여린 손이 쓸어 내릴 때 천천히라도 편해질 수만 있다면 언제든 그댈 보며 웃을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 고통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나 덜어줄 텐데 도망가지 말아요 제발 시간의 끝을 몰라도 여기서 멈추지는 말아요 다 알지 못해도 그대 맘을 내 여린 손이 쓸어 내릴 때 천천히라도 편해질 수만 있다면 언제든 그댈 보며 웃을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사라지지 말아 고통의 무게를 잴 수 있다면 나 덜어줄 텐데 도망가지 말아요 제발 시간의 끝을 몰라도 여기서 멈추지는 말아요 이젠 놓아줘 그대의 오래된 무거운 짐을 이제는 쉬게 해도돼 우릴 본다면 그만 사라지지 말아요 제발 ..
멈춰선/음악
2010. 8. 27. 07:13
언젠가 너무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애가 나에게 했던말중 가장 상처가 됐던 것이 우린 너무 다르다는 말이었다. 못됐다고 하면 착해지면 될 것이고 바람둥이라고 하면 바람둥이 안하면 될 것이지만 다르다는 말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너와 똑같은 사람이 되길 원하는 것이냐. 항변하면서도 사실 그때 난 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 from. shakeyourbodymoveyourbody.com
멈춰선/우주
2010. 8. 25. 20:06
일본 현대 디자인계의 신화적 인물로 평가받는다는 도쿠진요시오카의 한국 첫번째 개인전. 400개가 넘는 유리로 만든 빛의 기둥. 150만개의 빨대로 만든 토네이도. 종이로 만든 벌집의자 허니 팝. 빛나고 단순하고 예뻐.
멈춰선/순간
2010. 8. 22. 15:17
불안하지 않은 이십대가 어디 있을까. 그래도 누군가와 밥 한끼를 먹기위해 메뉴를 고르는 일에조차 곤란을 느끼는 사람까지 예외없이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어릴적 그렇게 바라던 어른의 삶이기 때문에 나는 너의 혼란스러움과 초조함을 이해하지만 하나 말해주고 싶은 건 왜 우리들은 언제나 자기 나이에 대해 스스로 제한을 두려 할까 하는 점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거나, 한살이라도 어릴때 뭔가 해봐야 되고 많은 경험을 쌓아야 되고 등등. 아니 그럼 나이 마흔에는 경험을 쌓을 수도 없고 쌓을 필요도 없단 얘기야? 마흔이 무슨 청춘의 끝쯤 된다고 생각하는거? 아주 어릴적에 어느날 한 친구가 파마를 하고 나타났다. 그래 무슨 파마를 그렇게 심하게 볶았냐고 물어보니 ..
멈춰선/우주
2010. 8. 11. 01:34
열일곱 또는 열 셋의 나 모순 덩어리인 그 앨 안고 다정히 등을 다독이며조근 조근 말 하고 싶어 수많은 사람들과 넌 만나게 될 꺼야울고 웃고 느끼고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세상은 위선에 가득 차 너는 아무도 널 찾지 못할 그 곳을 향해 달려, 달려, 도망치려 했지만 아무리 애을 써 벗어나려 해도 너의 힘으론 무리였지. 더딘 하루하루를 지나 스물다섯, 서른이 되어도 여전히 답은 알 수 없고 세상은 미쳐 있을 테지. 그래, 넌 사람이 토하는 검은 기운 속에 진저리를 치며 영혼을 팔아 몸을 채우며살아남진 않으리라 주먹을 꼭 쥐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겠지. 너는 반짝이는 작은 별, 아직은 높이 뜨지 않은. 생이 네게 열어줄 길은 혼란해도 아름다울 거야. 수많은 사람들과 넌 만나게 될 거야 사랑도 미움도 널 더욱 ..
멈춰선/음악
2010. 8. 11. 01:26
작년 8월 1일은 서울숲에서 언니네와 올해 8월 1일엔 지산에서 수많은 롹피플들과. 직행버스, 마지막 코인락커, 타이밍 굿! 낮술의 두통, 낮잠의 달콤함, 계곡의 시원함. 3개월치 땀, 락밴드의 포스, 신나는 방방. 잔디밭, 맥주, 돗자리 대신 담요자리. 하루의 휴가, 이틀간의 근육통. 어깨에 남은 선명한 그을림. 즐거운 여름날.
멈춰선/순간
2010. 8. 5. 04:03
인생을 살다보면 가끔 너무나 행복해서 미치겠는 순간이 찾아올때가 있다. 너무 행복해서 내가 지금 그렇게 행복하다는 것을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알 정도로 그렇게 직접적이고도 노골적인 희열이 느껴질때가 당장 기억나는 게 난 두번 정도 있었는데 스물일곱살때 잡지사 차린다고 부산에 있던 놈 서울로 불러올려 편집장 앉히고 엄마한테 결혼자금이라고 사발을 쳤던가 아무튼 돈끌어다 발행인 겸 기자랍시고 잡지사를 차려서 어찌어찌해서 광화문에 사무실도 얻고 디자이너 뽑는다고 여자들 얼굴도 실컷 보고 창간준비호 기획하면서 회의하다가 영화계의 실력자인 곽정환을 내가 탤런트 국정환으로 알아듣는 바람에 방안에 있던 사람 모두가 거의 숨막혀 죽을 것처럼 웃다가 화장실에 가서 볼일을 보던 그 순간 그때가 그런 순간이었지. 너무 행복해..
멈춰선/우주
2010. 7. 28. 0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