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걸르는 날이 있기도 하지만, 아내는 내가 골라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매일 영화 한 편을 골라서 같이 보는데, 그렇게라도 안하면 같이 공유할 얘기가 너무 없을 것 같아서. 소득은, 내가 많을 때도 있고, 아내가 많을 때도 있는데, 정말 돈이 없을 때에는 아내가 학교에서 받아오던 조교 장학금이 우리 집의 유일한 소득일 때도 있었다. 결혼 초에는 힘들 때는 아내가 집에서 나간다고 주로 했었는데, 요즘은 나가라고 한다. 추운 날, 쫓겨나면 갈 데가 정말 없어서, 몇 번 현관문 앞에까지는 나가 봤는데, 그냥 무조건 죽을 죄를 지었다고 했다고 빈다. 주머니에 만원짜리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보통은 내 주머니에는 몇 천원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현금카드도 안 쓰고, 탈탈 털어봐야 사실 돈은 없다. 밖에 ..
멈춰선/우주
2010. 1. 31. 15:17
바람에 누워 하늘을 나는 하얀 깃털에 그 여린 떨림 조그만 몸에 무지개를 담은 새벽이슬에 투명한 설레임 나에게 그댄 나에게 그댄 꿈처럼 끝없이 아련해요 나에게 그댄 나에게 그댄 공기처럼 머물지만 만져지지가 않아요 나에게 그댄 나에게 그댄 꿈처럼 선명하지 않아요 나에게 그댄 나에게 그댄 자꾸 확인하고 싶은 내 비밀상자 같아요 푸른 봄날에 날개 짓 같은 좋은 그대에 화려한 웃음 어린 아이의 솜사탕 같은 하얀 그대의 수줍은 달콤함 == 나에게 그댄 나에게 그댄 꿈처럼 끝없이 아련해요. 공기처럼 머물지만 만져지지가 않아요.
멈춰선/음악
2010. 1. 27. 19:52
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2009] "그냥 어느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너와는 느끼지 못했던 그 무엇을 느꼈어." "운명은 존재해. 다만 내가 너의 운명이 아니였을 뿐이야." "이 영화는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뻔한 러브스토리는 아니다." - 톰의 아지트가 나오는 장면이 다 좋았어. 이별 후 파티에서 톰의 희망과 현실이 나오던 장면, 거리로 뛰쳐나온 톰의 주위가 회색으로 변하고 흐려지는 장면이 기억에 남아. 페어러브 [Fair love, 2009] "사랑을 하는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야. 다들 너보다 어렵게 살고있어." - 누구말처럼 멜로영화는 멋진 주인공이 사랑을 속삭이는 예쁜 장면을 보는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매력이 있는건데, 일단 사랑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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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24. 22:47
아주 매력적인 아가씨께. 당신의 손에 허락 없이 이 편지가 도착할 때, 나를 용서하시길 바랍니다. 당신을 귀찮게 하는 것은 제 의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저 역시 이 편지를 쓰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을지 모르죠. 하지만 이 열망을 자제할 수 없기에 이 글을 통해 제 진심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 날 이후, 저는 이곳에서 많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내 진심을 밝혀주는 빛의 발견 때문만은 아닙니다. 아마 당신에게서 위로를 받기 위해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서라도 당신께 다가가는 영광을 가질만한 동기가 필요했습니다. 이제 당신에 대해서 말해 보려합니다. 물론, 당신의 허락하에서요. 이 글로 제 간절한 진심이 모두 전달 될 수는 없기에 그저 당신께 인사하러 다가갔던 그 순간만을 되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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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8. 02:32
"천명의 사람, 천개의 사랑, 천개의 불안, 천개의 그리움. 그리고 하나의 희망." "Vacilon Vacilon que rico vacilon,. cha cha cha, que rico cha cha cha" 나쁜남자, 나쁜남자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차차차, 차차차는 얼마나 매력적인가. - 세실리오의 라이브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전부 사랑해라.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전부 사랑해라. 빛이 있는 곳에서도, 어둠이 드리운 곳에서도,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까맣게 하얗게, 잿빛으로, 초록빛, 황금빛, 그리고 진한 갈빛으로 사랑해라. 낮에도 밤에도 먼 동이 틀 무렵에도, 열린 창문으로 나를 사랑하라. 나를 사랑한다면 나를 버리지 말아라. 아니면 나를 사랑하지 말아라." - '돌세 마리아 루이나스'의 그리고. 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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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8. 02:27
지난 주에 게재한 ‘2009년 외국영화 베스트 10’에 이어, ‘2009년 한국영화 베스트 10’을 올립니다. 이 리스트 역시 2008년 12월19일부터 2009년 12월10일까지 한국에서 정식으로 극장개봉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영화제에서만 상영된 작품은 제외했습니다. 이 순위는 영화평을 직업적으로 쓰고 있는 저의 미학적인 판단 기준과 개인적인 취향에 따른 결과입니다. 주관적일 수 밖에 없는 리스트인만큼 보시는 분들도 각자의 올 한 해 베스트 영화 목록과 비교해가면서 즐기는 마음으로 가볍게 대해주시길 바랍니다. 10위. 호우시절 허진호 멜로의 가장 맑은 내(川)는 ‘8월의 크리스마스’가 냈고, 가장 높은 산은 ‘봄날은 간다’가 올렸으며, 가장 깊은 골은 ‘행복’이 팠습니다. 그리고 ‘호우시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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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5. 13:22
영화에 대한 평을 쓰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서 저는 해마다 12월이 되면 그 해의 개봉작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작품들을 외국영화와 한국영화로 나눠서 뽑아왔습니다. 창작품에 순위를 매겨서 줄을 세우는 것에는 어느 정도 무리가 따릅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방식으로 정리를 하면, 1년간 개봉한 수백편의 작품들 중에서 유달리 빛났던 뛰어난 영화들에 대해 간명하고도 흥미로운 자료가 될 수 있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이에 ‘2009년 외국영화 베스트 10’을 먼저 올립니다. (‘2009년 한국영화 베스트 10’은 며칠 내로 띄우겠습니다.) 2008년 12월19일부터 2009년 12월10일까지 국내에서 정식 개봉한 작품들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영화제에서만 상영된 작품은 제외했습니다. 이 리스트는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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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1. 15. 13:21
- 난 말을 많이 한 날엔 항상 우울해진다. 그 말 속에 내가 하고 싶지 않은 말들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하지만 세상의 모든 것들을, 특히나 나에게서 나오는 것들을 내가 다 일일히 콘트롤 할 수 없기 때문에. 말 하지 않아야 할 것들. 말할 필요 없는 것들. 그런 것들이 '나와버렸다.'는 기분이 들면 난 늘 우울해진다. - from. http://www.mulgogi.net
멈춰선/우주
2009. 12. 29. 02:04
지구는 어쨌든 그리 크지 않은 별. 인생들은 비슷비슷했고 도망칠 곳은 마땅히 존재하지 않았다. 보통 일탈 자체보다는 일탈의 과정이 더 짜릿한 편이다. _ p.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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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2. 26. 09:28
"... 그녀와 사귀기전 나는 성산동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도 못했다. 지나가면서 보았다면 '변두리구나' 할 만한 성산동의 풍경들. 작은 구멍가게, 허술한 호프집, 게다가 서울에 왠 기찻길...... 그런 풍경들이 그녀를 사귄 후부터 모두 낭만적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사실을 말하자면. 성산동만 좋은게 아니라 버스로 두 정거장 떨어진 모래내까지 좋아졌다. 성산동의 옆에 옆에 옆에 동네에만 가도 그녀 생각이 난다.' from. 유희열 삽화집 익숙한 그집앞 p84. === 폴, 김민규, 이석원등 뮤지션 출판 러쉬의 단연 선구자.
멈춰선/책
2009. 12. 14. 0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