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영원히 '제때'에 공항에 도착하지 못한 채 공항 주변을 배회하게 된다. 그는 현재에 갇혀 있는게 아니라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아닌 그 어떤 곳, '적절치 못한 곳'에서 헤맨다. 아무도 그를 이해해주지 않는다. 외로움과 공포가 점증해가는 가운데 그는 이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해간다. 문득 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무엇에 진 걸까. 그걸 모르겠다. 졌다는 느낌만 있다.
멈춰선/책
2013. 8. 13. 00:22
If I lay here If I just lay here Would you lie with me And just forget the world
멈춰선/음악
2013. 8. 12. 23:47
"마음속으로 오늘로 인생이 끝나버리면 좋을 텐데, 하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그다음에 찾아올 성가신 감정과 마주하지 않아도 될텐데. 정말로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식탁이었다. 눈 앞의 음식물이 다 없어지고 나니 갑자기 할 일도 없어졌다. 손을 잡고, 새로운 가게를 찾아다니고, 같은 책을 읽고 서로 감상을 얘기하고, 텔레비전을 보고, 온천탕에 들어가고. 지금까지 당연한 듯이 존재했던 그런 시간들도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이제부터는 따로따로 산다. 우리는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점점 멀어질 것이다. 언젠가 몇십 년쯤 지난 뒤에 "그러고 보니 고토라는 여자와 동거했지. 그런데 이제 얼굴도 기억나지 않네"하고 잠시 떠올려주려나. 그때쯤 나는 이미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불행한 인생을 살아왔다고는 ..
멈춰선/책
2013. 6. 16. 01:13
텅빈 거릴 혼자 걸어간다. 어떤날을 듣는다. 닫힌 가게문들이 보인다. 금방 돌아오겠음. 너를 기다리는 동안 너무 많이, 너무 많이 앓았다 이제 내가 보낸 편지들이 쏟아져 내리기 시작해 시간 속에 녹아 드는 소리 변치 않는 것이라곤 없었다 소리 속에 녹아 드는 시간 변치 않는 것이라곤 없었다 바보처럼 어느새 온통 젖어 버렸어 눈앞이 뿌옇게 흐려져서야 알았어 미처 헤아릴 새도 없는 감정만 넘쳐 그렇게 언제까지나 그치지 않았어 시간 속에 녹아 드는 소리 변치 않는 것이라곤 없었다 소리 속에 녹아 드는 시간 변치 않는 것이라곤 없었다
멈춰선/음악
2013. 6. 10. 01:22
...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존재, 그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끝없이 변화하며 그렇기 때문에 그게 무엇인지 영원히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우리가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은 바로 우리의 일상일 것이다. from. 씨네21. 영하의 날씨.
멈춰선/우주
2013. 6. 2. 01:03
아직 안 자면 너 지금 걷자는 거니 난 조금 그래 다음엔 어때 걷자던 애가 왜 이리도 신이 났는지 그렇게 웃지마 날 바라 보지마 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 오 날 들뜨게 하는 이 느낌 괜히 싫어 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 온 그 많은 날 들 무너질 것 같아 지금 이 여름 밤 누가 틀었는지 저기 흐르는 노래 농담처럼 네게 보냈던 그 노래 걸으며 흔들 때 내 손 스치지는 말아줘 화내는 건 아냐 조금 미운 것 뿐야 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 오 날 들뜨게 하는 이 느낌 괜히 싫어 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 온 그 많은 날 들 무너질 것 같아 한 낮 열기가 식은 이 밤이 나는 두려워 오 날 들뜨게 하는 이 느낌 괜히 싫어 고백하지 않으려고 참아 온 그 많은 날 들 무너질 것 같아 지금 이 ..
멈춰선/음악
2013. 5. 7. 01:22
오늘의 약속. 나태주. 덩치 큰 이야기, 무거운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조그만 이야기, 가벼운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아침에 일어나 낯선 새 한 마리가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든지 길을 가다 담장 너머 아이들 떠들며 노는 소리가 들려 잠시 발을 멈췄다든지매미소리가 하늘 속으로 강물을 만들며 흘러가는 것을 문득 느꼈다든지 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남의 이야기, 세상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해요.우리들의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만 하기로 해요. 지난 밤에 쉽게 잠이 들지 않아 많이 애를 먹었다든지하루 종일 보고픈 마음이 떠나지 않아 가슴이 뻐근했다든지모처럼 개인 밤하늘 사이로 별 하나 찾아내어 숨겨놓은 소원을 빌었다든지그런 이야기들만 하기로 해요. 실은 우리들 이야기만 하기에도 시간이 많지 않은 걸 우리는 ..
멈춰선/책
2013. 4. 5. 18:05
"주고 싶은 만큼 주면 제가 너무 드러나잖아요." + 그녀의 꿈은 그녀의 깨어있는 삶과 비교가 될 것인데, 그 중 어느것도 그녀의 삶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을것이다.
멈춰선/영상
2013. 3. 18. 00:43
매력이라고 하는 것은 거창하고 막연한 것이 아니라 사소하고 작은 것들이 하나하나 모아지면서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기본적으로는, 나이를 먹어도 마음 속에 맑고 결이 고운 ‘소녀’나 ‘소년’을 키우고 있는 상태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해. 가령 내가 생각하는 소녀성의 매력에 대해 몇 가지 설명을 해보자면 첫째, 투덜대지 않는다. 둘째, 무의미한 말을 시끄럽게 하지 않는다. 셋째,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한다. 넷째, 남 욕을 뒤에서 하지 않는다. 다섯째, 장신구나 화장품에 큰 돈을 들이지 않는다. 여섯째, 티비드라마를 보는 대신 책을 읽는다. 일곱째, 상처를 내가 좀 더 입더라도 기꺼이 마음이 헤픈 쪽을 선택한다. 여덟째, 자기 안에 있는 좋은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아내려고 애쓰며 그 부분이 보다 커질 수 있도..
멈춰선/우주
2013. 2. 26. 00:17
늦은 밤 혹은 이른 새벽. 한강을 지나면서 나는 조금 기쁘기도, 조금 슬프기도 했던것 같다.어찌보면 그때가 화양연화 였을지도.
멈춰선/우주
2013. 2. 26. 00:10
- 나는 내가 나이도록 도운 모든 것의 합, 그러나 그 합들이 스스로를 지워가며 만든 침묵의 무게다. - 이곳 사람들은 '혼자'라는 단어를 닳아 없어질 때까지 만지고 또 만졌다. 몸에 좋은 독이라도 먹듯 날마다 조금씩 비관을 맛봤다. 고통과 인내 속에서, 고립과 두려움 안에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소금처럼 하얗게, 하얗게 결정화된 고독...... 너무 쓰고 짠 고독. 그 결정이 하도 고유해 이제는 누군가에게 설명할 엄두도 내지 못한다. 입을 잘못 떼었다가는 한꺼번에 밀려오는 감정과 말의 홍수에 휩쓸려 익사당할지도 모르니까. - 그들은 잊어버리기 위해 애도했다. 멸시하기 위해 치켜세웠고, 죽여버리기 위해 기념했다. - 웃는 것, 더 웃는 것, 무슨 일이 있더라도 웃는 것. 그리하여 영원히, 절대로, 죽지 ..
멈춰선/책
2013. 2. 15. 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