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너무 사랑하던 사람이 있었다. 그런데 그애가 나에게 했던말중 가장 상처가 됐던 것이 우린 너무 다르다는 말이었다. 못됐다고 하면 착해지면 될 것이고 바람둥이라고 하면 바람둥이 안하면 될 것이지만 다르다는 말엔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너와 똑같은 사람이 되길 원하는 것이냐. 항변하면서도 사실 그때 난 될 수만 있다면 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했던 것 같다. 너무 좋아했기 때문에 그 사람과 같은 사람이 되려는 노력을. - from. shakeyourbodymoveyourbody.com
멈춰선/우주
2010. 8. 25. 20:06
일본 현대 디자인계의 신화적 인물로 평가받는다는 도쿠진요시오카의 한국 첫번째 개인전. 400개가 넘는 유리로 만든 빛의 기둥. 150만개의 빨대로 만든 토네이도. 종이로 만든 벌집의자 허니 팝. 빛나고 단순하고 예뻐.
멈춰선/순간
2010. 8. 22. 15:17
어떤 카페 공식 트위터에 남겨진 글. '장애는 불편함입니다.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은 그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한 제도적, 신체적 접근의 불편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접근권이 보장되는 사회통합이 이루어지는 것이 장애인복지입니다.' 그런데 그 카페는 4층에있고, 엘레베이터를 타려면 계단으로 반층을 올라야 하며, 엘레베이터에서 내려서도 카페로 들어가는 입구에 턱이있고, 입구는 공간의 문제가 아닌 인테리어상 휠체어가 들어갈 수 없을만큼 좁아서 장애인의 접근권이 보장되었다고는 절대로 말 할 수 없는걸. 뭐든 말로 내뱉기는 쉬워. 하지만 그 말을 지키는건 생각보다 어려운 문제.
오늘의기록
2010. 8. 20. 14:05
- 너무 좋은것만 보아왔기 때문일까. 아니면 보기 힘든것들에 질렸기 때문일까. 요즘 들어 힘들고 마음 아픈 것들을 보는것이 더 불편해. 영화의 장면들엔 눈을 감을수 있지만 책은 오롯이 읽어야 하니까 더욱. 누군가 보여주는 이미지보다 내 머리로 만든 이미지가 더 강렬해서 일까. 그저 빨리 책장을 넘기는 것 만으로는 힘들어. - 단편적인 행동을 보고 누군가를 판단하고 비판하기 전에 그가 어떤 맥락에서, 왜 그런 행동을 하게 되었는지 한번쯤 관심을 주었으면 좋겠어.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건 이해와 공감이니까. 그게 애정이라 나는 생각해. - 그녀가 간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두번째 느끼는 이런 기분. 아쉽지만 말도 안되는 떼를 쓸만큼 어리진 않고, 아무렇지 않을만큼 그녀에게 무관심 하지 않은 나는, 그저 조용..
오늘의기록
2010. 8. 17. 00:57
2009년 여름이 언니네이발관으로 기억된다면 2010년 무릎깨짐으로 기억될 것 같아. 또 깼다. 역시나 맨정신에 이번엔 한쪽만. 근데 좀 넓게. 샤워하는데 너무 쓰라려서 눈물이 찔끔. 안되겠다 싶어 안바르던 후시딘까지 꼼꼼히 발라주고, 마무리엔 언제나 메디폼. 깬건 이미 어쩔수없고, 멍이나 안들었으면 좋겠는데. 이미 올라오고 있네. 끙. 나 정말 어쩌니. 이제 좀 그만요. 벌레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집개미 외에는 나비도 무서워 하는 나는, 요즘 출근길에 통과 의례처럼 보게 되는 매미 사체에 혼자 깜짝 깜짝 심장이 떨어져. 죽어있는것도 안타까운데 왜 여기서 죽어, 굳이 내눈에 띄이는 거냐고 원망 할 순없고, 그냥 내일은 좀 안보게 되기만 바랄뿐이야. 스릴러나 액션영화는 좋은데 잔인하거나 징그럽거..
오늘의기록
2010. 8. 13. 01:12
불안하지 않은 이십대가 어디 있을까. 그래도 누군가와 밥 한끼를 먹기위해 메뉴를 고르는 일에조차 곤란을 느끼는 사람까지 예외없이 자기 인생을 스스로 결정해야 하고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 바로 우리가 어릴적 그렇게 바라던 어른의 삶이기 때문에 나는 너의 혼란스러움과 초조함을 이해하지만 하나 말해주고 싶은 건 왜 우리들은 언제나 자기 나이에 대해 스스로 제한을 두려 할까 하는 점이다. 지금이 아니면 안된다거나, 한살이라도 어릴때 뭔가 해봐야 되고 많은 경험을 쌓아야 되고 등등. 아니 그럼 나이 마흔에는 경험을 쌓을 수도 없고 쌓을 필요도 없단 얘기야? 마흔이 무슨 청춘의 끝쯤 된다고 생각하는거? 아주 어릴적에 어느날 한 친구가 파마를 하고 나타났다. 그래 무슨 파마를 그렇게 심하게 볶았냐고 물어보니 ..
멈춰선/우주
2010. 8. 11. 01:34
열일곱 또는 열 셋의 나 모순 덩어리인 그 앨 안고 다정히 등을 다독이며조근 조근 말 하고 싶어 수많은 사람들과 넌 만나게 될 꺼야울고 웃고 느끼고 누구도 믿을 수 없었고 세상은 위선에 가득 차 너는 아무도 널 찾지 못할 그 곳을 향해 달려, 달려, 도망치려 했지만 아무리 애을 써 벗어나려 해도 너의 힘으론 무리였지. 더딘 하루하루를 지나 스물다섯, 서른이 되어도 여전히 답은 알 수 없고 세상은 미쳐 있을 테지. 그래, 넌 사람이 토하는 검은 기운 속에 진저리를 치며 영혼을 팔아 몸을 채우며살아남진 않으리라 주먹을 꼭 쥐며 다짐하고 또 다짐하겠지. 너는 반짝이는 작은 별, 아직은 높이 뜨지 않은. 생이 네게 열어줄 길은 혼란해도 아름다울 거야. 수많은 사람들과 넌 만나게 될 거야 사랑도 미움도 널 더욱 ..
멈춰선/음악
2010. 8. 11. 01:26
아침 출근길, 태풍이 오고있으니 우산을 꼭 챙기라는 누군가의 문자를 '요즘 소나기야 자주 오는데 뭐'라며 넘겼는데, 출근해서 5분쯤 지나니 냉탕에 폭포수처럼 비가 쏟아지더라. 다시 역까지 가야할 일이 있어 짧은 반바지도 입었겠다 슬리퍼로 갈아신고 첨벙첨벙 하며 걸어가는데, 어짜피 젖을거라 생각하니 들이치는 비가 기분 나쁘지도 않고 신나더라구. 어렸을때 비오는날 우비입고 장화신고 학교가던, 우비 모자 앞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가까이 보며 일부러 물 고인 웅덩이에 첨벙대던 그때가 생각나서 혼자 기분이 좋았어. 창이 큰 사무실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어둑한 풍경을 보며 분위기좀 잡고 일하는데 어머, 한시간도 안돼 그새 비가 그치더니 거짓말처럼 해가 쨍! 점심먹으러 나가는길엔 언제 비가 그리 왔냐는듯 또다시 숨막히..
오늘의기록
2010. 8. 10. 13:01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 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길 따라 가기 마련 이지만 그래도 먼저 손 내밀어 주길 나는 바랬지. 오늘 랜덤중에 들려온 그 목소리에 울뻔했어.
오늘의기록
2010. 8. 7. 03:09
작년 8월 1일은 서울숲에서 언니네와 올해 8월 1일엔 지산에서 수많은 롹피플들과. 직행버스, 마지막 코인락커, 타이밍 굿! 낮술의 두통, 낮잠의 달콤함, 계곡의 시원함. 3개월치 땀, 락밴드의 포스, 신나는 방방. 잔디밭, 맥주, 돗자리 대신 담요자리. 하루의 휴가, 이틀간의 근육통. 어깨에 남은 선명한 그을림. 즐거운 여름날.
멈춰선/순간
2010. 8. 5.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