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책이다. 이동진.
끊임없이 흔들리는 그 조그맣고 불안정한 공간과 모든 것을 변화시키며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랑을 지켜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열정이 아니라 노력이고, 본능이 아니라 본능을 넘어선 태도입니다. 관계에 대한 모든 것은 배워야만 하고 갈고 닦아야만 하지요. 그건 사랑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 밤은 책이다. 이동진. 
멈춰선/책 2012.03.19 01:22
잡문집. 무라카미 하루키.
... 나도 한 번밖에 결혼한 적이 없어서 자세한 것은 잘 모르지만, 결혼이라는 것은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별로 좋지 않을 때는 나는 늘 뭔가 딴생각을 떠올리려 합니다.  그렇지만 좋을 때는 아주 좋습니다. 좋을 때가 많기를 기원합니다. 행복하세요.    
멈춰선/책 2012.02.06 00:38
끌림. 이병률.
"함부로 사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함부로 살다가 함부로 짓밟힌 저를 발견 하고서야 비장한 삶의 각오를 떠올리는 제가, 비참했습니다. 삐뚜름한 마음으로 삐뚜름한 세상과 대적했던 나나 당신 역시, 부끄럽게도 폭발할 일이 있다면 이곳이 적당하단 생각입니다. 흘려 보내도 쏟아 부어도 다 받아내야 할 것만 같은 이곳의 광채는, 얼마 안 되는 상실감을 짊어지고 와서 여전히 엄살을 떠는 이들에겐 공격적이기도 하겠지만 이만한 곳에서 이만한 쓸쓸함을 누리는 것도 ..
멈춰선/책 2011.04.24 22:59
유배된 청춘. 홍세화.
- 인간 존재 보장과 자기 형성의 자유 - 18-16-14-12-10-8 우리는 왜 숫자들을 읽어 낼 수 없는가. - 무엇보다 중요한건 진실을 알려 주는 것. 그에 대한 판단과 평가는 본인에게 맡기는 것. - 미래의 불확..
멈춰선/책 2011.04.08 00:10
인간실격. 다자이 오사무.
- 서로 속이면서, 게다가 이상하게도 전혀 상처를 입지도 않고, 서로가 서로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아차리지 못하는 듯, 정말이지 산뜻하고 깨끗하고 밝고 명랑한 불신이 인간의 삶에는 충만한 것으로 느껴집니다. - 아아. 인간은 서로를 전혀 모릅니다. 완전히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둘도 없는 친구라고 평생 믿고 지내다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상대방이 죽으면 울면서 조사 따위를 읽은 건 아닐까요. - 호리키와 나. 서로 경멸하면서 교..
멈춰선/책 2011.04.03 23:27
환상의 빛. 미야모토 테루.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사람은 자신이 보는 그 사람일 뿐이다. 그가 자살한 이유 또한 알 수 없다. 그녀는 끊임없이 그가 자살한 이유를 이해해보려고 하지만 끝내 그 이유를 찾아내지는 못할 것이다. 자살할 만한 이유는 살아남은 사람이 스스로가 납득하기 위해 만들어내는 것일 뿐이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그를 온전히 보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유미코 또한 그를 보내기 위해 납득할 만한 이유를 찾으..
멈춰선/책 2011.03.02 00:58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
멈춰선/책 2011.02.08 09:44
구해줘. 기욤 뮈소.
- 줄리에트는 자신이 줄리에트 보몽 변호사가 아니듯 현재 누리고 있는 행복 역시 온전하게 자신의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도둑질한 이 순간의 이미지를 끌어 모아, 고독한 저녁마다 결코 실증나지 않는 오래 된 영화를 보듯 되풀이해 떠올리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단 몇 시간일지라도 짜릿한 행복의 광휘는 이따금씩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환멸과 권태의 일상을 충분히 견디게 해준다. - 샘은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멈춰선/책 2010.12.25 13:00
야성의 사랑학. 목수정
- 남성들이 정조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강박은 생래적인 불안에서 기인한다. 남자와 여자의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난다. 그 아이의 엄마는 언제나 분명하지만, 아빠가 누구인지는 언제든 약간의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 유전자 검사를 해보지 않는 이상, 엄마가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아는 거다. 결국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여자의 정조 뿐인 것이다. - 미래를 위해 저당 잡힌 젊음, 방전된 열정들은 모이고 모여서 우울한 구름을 만들어 내고, 그 ..
멈춰선/책 2010.11.30 02:26
마음. 나쓰메 소세키.
'당신은 나를 만나도 아마 어딘가에는 외로움이 남아 있을 거요. 나에게는 당신을 위해 그 외로움의 뿌리를 끄집어낼 만큼의 힘은 없으니까요. 당신은 이제부터 밖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할 겁니다. 그때부턴 내 집 쪽으로는 발길을 돌리지 않게 되겠지요.' '죽었다 생각하고 살자고 결심한 내 마음은 때때로 외부 자극으로 인해 흔들렸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작은 끄나풀이라도 잡으려고 손을 뻗으면 곧 예전의 그 무서운 힘이 찾아와 나를 꽉 움켜쥐고 꼼짝할..
멈춰선/책 2010.11.04 08:14
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시라이시 가즈후미.
... 내가 알고 싶은 건 의욕이나 위로, 여유, 평안 같은 감각적인 것이 아니었다. 나는 에리코를 만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항상 그녀를 향해 묻는다. 나는 너와 이렇게 함께 있는 것으로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고. 우리는 둘이서 함께 있는 것으로 살아갈 의욕이나 여유나 평안이나 위로를 뛰어넘어 살아가는 것 자체의 깊은 의미에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는 것일까, 라고. 너는 그것에 대해 내게 어느 정도 보증을 해줄 수 있는 것일까, 라고..
멈춰선/책 2010.10.10 12:40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김영하.
- 도쿄의 한복판에는 황궁이 있다. 지도를 보면 가운데가 텅 빈 것처럼 보인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도 비슷하게 보이지만 거기에는 개를 데리고 조깅을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가로질러 통과하는 택시가 있다. 황궁에는 황족만 산다. 평범한 도쿄의 시민들은 별 불만 없이 황궁을 우회한다. 거기에 황궁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래서 이렇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거기에선 아무도 조깅 같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
멈춰선/책 2010.09.28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