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년 봄, 사랑을 위한 문장부호로 나는 느낌표 대신 말줄임표를 고르겠다. 지난 이 년 동안 내 마음은 어디론가 천천히 이동했다. 그 길 위에서 이 소설을 썼다. + 다른곳에서 발생해 잠시 겹쳐졌던 두 개의 포물선은 이제 다시 제각각의 완만한 곡선을 그려갈 것이다. 그렇다고, 허공에서 포개졌던 한 순간이 기적이 아니었다고는 말할 수 없으리라. + 민아를 원망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해해주기를 바랐다. 욕심인 줄 알면서도 그랬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누추한 방을 들키고 말았을 때 오래 부끄러워했을 연인의 마음자리, 그 한복판에 새겨진 흉터를 먼저 헤아려줄 수는 없었을까. 그러지 못했다면 혹시 사랑이 아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지만 그 질문은 영원토록 봉인될 것이다. + 가장 나쁜 습관은 어..
멈춰선/책
2012. 6. 2. 01:28
그런거 있지 너무 아픈데 아프다는 말이 기억나지 않는것그런거 있지 너무 아는데 알면서도 믿어지지 않아 슬픈거이를테면 헤어짐 같은 내가 너에게 했던 말과 네가 나에게 했던 말은 사랑이었을까 ----- 심현보, 김연우, 김형중
멈춰선/음악
2012. 5. 31. 01:40
+ 우리가 사랑하는 연습을 꺼리는 것은 이 감정과 관련한 초기 경험과 관계가 있다. 우리를 최초로 사랑해준 사람들은 노력하고 있으면서도 그걸 내색하지 않았다. 그들은 우리에게 사랑을 주었지만 그만큼 되돌려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자신의 상처받기 쉬운 면이나 불안들, 욕구들을 내비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연인으로서보다는 부모로서 알맞게 행동하는 사람들에게 사랑받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가장 좋은 의도로부터 가장 복잡한 결과를 낳는 환상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우리는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위해 마땅히 해야 할 노력을 다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은 상태로 성인이 되었다. + 이들은 각자의 영역을 견고히 유지하는, 침착하고 고립된 존재들 같았어요. 기대 없이 실행하고, 물살에 몸을 맡겼다가 하나의 파도가 ..
멈춰선/책
2012. 5. 30. 00:34
증오한다. PMS. photo by kakoo.+ 하와이에 데려가주고, 하와이안 파스타도 사주고, 우크렐레도 쳐주고,맥주대신 옛날 빙수 먹으러 테이블이 맘에드는 곳에 데려가줘서 고마워요.
오늘의기록
2012. 5. 23. 14:00
오늘, 재미있는 분을 만나 앞으로 잘해보자 미팅을 하는데 이분이 어찌나 말씀을 잘 하시는지. 끄덕끄덕 들으면서 노트를 세 페이지나 적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야기. "제가 프랑스에 있다 한국에 왔잖아요, 근데 들어와서 보니까 한국에서는 부모라는 존재가 어렵거나 혹은 귀찮거나. 이 둘 중에 하나더라구요. 프랑스에서는 아이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다른곳에서 엄한 충고를 듣는게 아니라 부모에게 와서 바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부모들이 아이와의 관계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해요. 근데 한국은 어느 학원을 보낼까, 영어 유치원을 보낼까. 그런 고민을 제일 많이 하는것 같아요.사실 공부란게 인생을 똑바로 사는법을 배우는거잖아요. 그럼 먼저 가정에서 삶과 태도에 대해 배우고 인간에 대해 고민한다음에 학..
오늘의기록
2012. 5. 18. 03:44
일요일 오후. 깨끗하게 비운 카레 접시 위에남편, 시댁, 전세와 자가, 집과 인테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전투적으로 쏟아내던 그녀들.표정과 목소리에 짜증이 베어있던 그녀들의 이야기가 온 가게에 울려대는 바람에의지와는 다르게 계속 듣게 되었는데,마지막으로 칠천원씩 더치페이를 하며 누군가 말한'내 카드로 할게. 비자금으로 현금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하거든' 이라는 말이잊혀지지가 않는다. 과연 그녀들을 행복하게 하는건 무엇일까?
오늘의기록
2012. 5. 16. 01:17
2012년 5월 13일 남들은 잘 모르지만 사실은 난 트러블 자체를 싫어하고 회피하는 리트리버형 인간이다. 에스비에스에서 도저히 회복이 어렵겠다 싶은 가족관계가 상담치료등을 통해 풀려가는 어찌보면 흔한 프로를 해서 보고 있는데 문득 아버지 생각이 났다. 나는 태어나서 스무살될때까지 엄마랑만 지지고볶고 살았지 아버지랑은 물떠와 네 밖엔 대화가 없던 부자지간이었다. 아버진 항상 너무 바쁜 분이었고 특별히 권위적이지 않으셨지만 내겐 권위적으로 느껴졌고 늘 자기 가족보단 친척과 친구 지인들을 더 챙기는 그런 분이셨다. 그렇다고 거기에 특별한 갈등이나 불만은 없었다. 아니 그냥 불만 자체가 용인이 되질 않았다. 감히. 가족간의 소통이라는게 뭔지 생각해본다 내가 책을 내고 나서 이걸 부모님이 읽지 않게되길 바랬지만..
멈춰선/우주
2012. 5. 16. 00:36
...... 누구나가 후회 없는 인생을 살고 싶고, 그를 위해 심사 숙고한 선택을 하지만 우린 때로 그 과정에서 정말 소중한 무언가, 바로 ‘후회해도 상관없다’고 말할 수 있는 강렬한 마음을 잊는 것 같다. 그런데 여주인공‘윤서래’는 후회해도 상관없다며 자신을 지탱하던 삶의 기둥을 송두리 체 뽑아버린다. 남들이 보면 정신 나간 것처럼 보여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 그 열정에 우리는 마음이 흔들린다. 비록 언젠가는 그 행동을 후회하게 된다 해도 (분명 후회하는 순간들은 찾아올 것이다) 최소한 그렇게 해서 얻은 후회는 아예 후회하지 않기를 작정한 것보다 훨씬 더 멋진 일이 아닐까? 한 편, 후회하지 않을 거라는 뻔뻔한(?) 삶과는 반대로 대놓고 반성하고 후회하는 삶도 있다. “내가 그 때 회사를 관..
멈춰선/책
2012. 5. 2. 0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