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 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 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 있는 나무들같이 하늘 아래 모든 것이 저 홀로 설 수 있을까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우연한 생각에 빠져 날 저물도록 몰랐네
멈춰선/음악 2020. 10. 26. 21:19
책, 이게 뭐라고. 장강명.
:: 지금 나는 이것이 '말하고 듣기'와 '읽고 쓰기'에 같은 원칙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두 문장으로 표현하면 이러하다. 말하고 듣는 사람 사이에서는 예의가 중요하다. 읽고 쓰는 사람 사이에서는 윤리가 중요하다. 예의와 윤리는 다르다. 예의는 맥락에 좌우된다. 윤리는 보편성과 일관성을 지향한다. 나에게 옳은 것이 너에게도 옳은 것이어야 하며, 그때 옳았던 것은 지금도 옳아야 한다. 그러나 나에게 괜찮은 것이 너에게는 무례할 수도 있고, 한 장소에서는 문제없는 일이 다른 시공간에서는 모욕이 될 수도 있다. ... 예의는 감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무례한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감수성을 키워야 한다. 윤리는 이성의 영역이며, 우리는 비윤리적인 인간이 되지 않기 위해 비판의식을 키워야 한다. 전..
멈춰선/책 2020. 10. 26. 20:57
201019.
: 짐작하지 말고 물어보면되지- :: 난 그게 어려워. '물어봐'라고 쉽게 말하지만 그렇게 살아오지 않아서 무슨말을 어떻게 물어봐야할지 어려워. 그리고 물음표는 왠지 대답을 강요하는것 같아서 잘 못쓰겠어. '뭘 그런것까지 묻고 그래' 그럴것 같기도 하고. 또 최근엔 그냥 보통 일이 아니었잖아. 그래서 혼자 고민만 했어. : 나는 물어보지 않으니 말할수 없었어. 네가 궁금하긴 한건지, 내가 어디까지 말해야할지. 나도 혼란스러웠어.
오늘의기록 2020. 10. 20. 23:17
미도림.
공간의기록 2020. 10. 18. 15:27
201013. 절망과 자책.
절망과 자책의 순간에도 내가 믿는 사람이 있고 모든걸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있고, 생각나는 책과 문장이 있고, 선의를 보여주는 좋은 사람들이 있고, 무엇보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에게 이겨낼 힘이 있다는걸 아니까. 다 괜찮아.
오늘의기록 2020. 10. 18. 15:22
불행에 대처하는 방법. 허지웅.
... 집으로 향하는 내내 머릿속이 먹구름이다. 이걸 하지 않았으면 그걸 좀 제대로 해주었다면 저게 애초 없었다면, 따위의 말들이 문장부호 없이 어지럽게 뒤섞였다가 뭉개지기를 반복한다. 이 반복이 열 번 이상 계속되고 나면 이성의 소리가 들려온다. 시간을 되돌릴 수도, 주워 담을 수도 없이 이미 벌어져 끝난 일을 두고 왜 새롭게 고통받느냐는 생각이다. 머리를 흔들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내쉬어본다. 30초가 지나고 나면 나는 앞선 생각들을 처음부터 되풀이하고 있다. 불행한 일을 겪으면 사람의 머릿속은 그렇게 된다. 그리고 불행의 인과관계를 따져 변수를 하나씩 제거해보며 책임을 돌릴 수 있는 가장 그럴싸한 대상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 명확한건 오직 시작과 끝뿐이다. 나머지는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실타..
멈춰선/책 2020. 10. 17. 20:32
재회. 홍이삭.
평범한 휴일 오후에 너와 다시 만나게 되면 아무렇지 않은 듯 반갑게 인사를 건넬까 골목길을 걷다가 봄바람 얼굴 스치듯 우연히 너와 마주치면 그냥 반갑기만 할까 잘 지내고 있을까 난 참 많이 변했는데 너는 그때 그 모습 그대로 하나도 변한 것이 없을까 가끔씩 네 생각나면 혼자서 궁금해하다 남몰래 속상해하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가곤 해
멈춰선/음악 2020. 9. 26. 19:48
상관없는 거 아닌가? 장기하.
:: 약속장소로 가는 길, 이삼 일 전에 읽었던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의 한 구절을 떠올렸다. "형체 있는 것은 아무리 애써도 언젠가, 어디선가 사라져 없어지는 법이다. 그것이 사람이건 물건이건." 마음을 털어버렸다. 그래, 그 안경이랑은 여기까지 였나보지 뭐. :: 술에 취한다는 건 결국 그냥 좀 멍청해지는 것이다. ... 내게 술이란 즐겁고도 해로운 취미다. 즐거움이 해로움보다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시는 것이고 말이다. :: 집착을 버리는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사실 무언가를 많이 좋아할 수 있다는 건 아무튼 행복한 일 아닌가. 내 경우에는 그런 대상이 너무 적어서 좀 심심할 때도 있었고, 때로는 나 자신의 어딘가가 조금 고장난 게 아닌가 싶기도 했었다. :: "기분탓이야." 이 ..
멈춰선/책 2020. 9. 26. 19:28
기분이 태도가 되지않게.
역시 아이유언니! (예쁘고 멋있으면 다 언니지) 그리고 귀여운 내 친구들. 기분이 태도가 되는건 너무 쉬운데, 쉬운건 별로니까. 좋아하는 향수 세번 뿌리고 기운을 내어봐야지.
오늘의기록 2020. 9. 16. 13:16
9월의 관악산.
단짠단짠 밀당과 곳곳에 암벽등반이 마음에 들었던 우중산행.
여행의기록 2020. 9. 15. 0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