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쇼트'를 보고. 이동진.
..... 한국의 극영화들은 부조리하고 부도덕한 시스템을 비판하는 이야기에서조차그걸 결국 개인의 차원으로 환원해버리는 오류를 범할 때가 많습니다. 극중 시스템의 수혜자인 가해자들은 인간적으로도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사람들이어서체제를 모의할 때든 합의를 종용할 때든 시위를 진압할 때든 철저희 ‘개인적으로’ 악합니다. 반면에 피해자들은 인간미의 화신이며 거의 성자처럼 묘사되는 경우가 적지 않지요. 그럴 때 극에서 다루는 잘못된 시스템에 대한 비판은그저 싸가지 없고 오만한 개인들의 문제로 축소되어버립니다. 그러니 관객은 자신들과 근본적으로 달라 보이는 그런 악한 캐릭터들을 보며도덕적 우월감 속에서 마음껏 분노를 터트리다가손쉽게 카타르시스를 얻고서 극장을 나선 후 말끔히 잊기 쉽습니다. 만일 그렇다면 그 영화..
멈춰선/우주 2016. 1. 28. 2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