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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23일
재작년 겨울이었다.
싱글 혼자추는 춤의 보컬 녹음을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에
광화문을 찾았다가 이젠 더이상 몸을 보호할 필요가 없어
12월 그 추운 칼바람을 뚫고 광화문 광장엘 나갔다.
바람을 쐬러. 이제 살았다는 해방감을 느끼려.
그리고 그 사진을 보았다. 배에 오르기 직전 단원고 어떤 반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찍은 단체 사진이었다.
아이들은 잠시 후 자신들에게 닥칠 참혹한 운명은 꿈에도 예감하지 못한 채 더없이 환하게 웃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나는 설명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멍하니 서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광화문 사거리를 무심히 지나는 수많은 차와 사람들..
도대체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일은 왜 이렇게 외로운 걸까... .
다음날 이미 녹음이 완성된 곡 엔딩부의 멜로디를 다시 쓰고 가사도 이렇게 고쳐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외로움에 지쳐 있다 누구도 누굴 이해하지 않는 곳에서 .. "
그리고 거기에 능룡이가 길고 긴 기타 솔로를 다시 해 넣으며 우리는 엔딩부 전체를 다시 만졌다.
마치 검고 큰 조기가 새찬 바람에 깃발처럼 펄럭이는듯한 ..
그렇게 그저 이땅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노래는
종반부에 이르러서는 조곡이 되었다.
앉아서 우는 것으로 추모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 식대로, 그러나 그 끝은 무겁고 장중하길 바랬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세월호가 삼년만에 다시 떠올랐다는 뉴스를 보았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혼자추는 춤의 믹싱을 하는 날.
모든 트랙이 저마다 자기 자리를 가진 채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웃고 울고 노래하며 자기 소리를 뽐냈으면 좋겠다
고 오더를 보냈다.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사람들은 곧잘 혼자가 되기에
살아 있다는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너무 자주 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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