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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어떤 사람이 

내 앞에 나타나서는 

늦은 오후의 햇살처럼 기억되는 친구가 되어 주고 싶다고 제게 말했을때 

저는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 몰랐어요. 


그러다 그사람이 

저를 조금씩 

포기하고 

포기하다 

마침내 

그 모든 것들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 버렸을 때 


그래서 그 사람이 

저에게 

이제 다시는 볼 수 없을 거라고 말하던 

바로 그 순간에 

전 

갑자기 

엷은 웃음이 났어요.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때 언젠가 본 영화의 대사 한토막이 

떠올랐거든요. 



너에겐 무한한 애틋함을 느껴. 영원히 그럴거야. 평생 동안. 



그 사람은 

그런 저를 보며  

어떻게 

헤어지자는 말이 오가는 순간에 

웃을 수가 있는지 

이해를 할 수 없어하는 눈치 였지만 


저의 웃음은 

내게 이별을 고하는 

사랑했던 사람의 얼굴을 보며 

나도 모르게 내 얼굴에 

번진 

어떤 애틋함의 발로였어요. 


슬프지만 돌이킬 수 없고 

원망할 수 있는 건 내 자신뿐이던 

그 순간에. 


그렇게 

그 사람을 떠나 보낸 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생각 했죠. 


아마도 내가 

아까 

우리가 이별하던 순간에 

느꼈던 그 애틋함이 

바로  

그가 말하던 

늦은 오후의 햇살이 

아닐까 하고. 


그게 앞으로 

평생 나를 

어쩌면 우리를 

비추지 않을까 

하고.  


사랑은 엇갈리죠. 

자주. 


내가 오면 너는 가고 

네가 오면 나는 가고. 


 모르겠어요. 


어째서 

이별뒤에 홀로 바라보는 세상 풍경은 

이토록 투명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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