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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피어 딱 보기 좋은 목련을 가지치기 하듯 베어 두셨기에 아까운 척을 좀 하니 다 가져가란다.
순간, 나무에 피는 꽃으로 꽃병을 채우는 호사를 누릴까도 했지만 이내 아니다 싶어 한 송이 들고 계속 목련 향을 맡았다.
요즘 들어 순간 순간. 스스로도 놀랄 만큼 내 마음의 가난을 마주한다.
그때마다 정확히 왜 인지 모를 불안이, 무엇을 위함인지 모를 불안이 참 어렵다.
살아가면서. 내 뜻대로 가릴 수 있는 것도. 감출 수 있는 것도. 만들 수 있는 것도 많지 않다는 걸 어느 덧 알게 되어서.
마음의 가난을 감추는 방법보다 자체를 없애려는 고민을 많이 하는데 항상 결론은 알면서도 행동하지 못하는 나의 문제.
그래도, 상황이나 타인을 탓하지 않을 수 있어 감사하다. 싶었다.
누구는 내가 이래서 안되는거라고 끌끌 혀를 차겠지만 그래도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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