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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기록

new attitude.

_sran 2013. 1. 23. 01:26



2012년의 첫날, 나는 마지막 20대가 무겁다는 허세를 부리면서 달걀 지단으로 만든 2012를 올린 떡국을 끓였는데,

마트에서 고집부린 소고기가 질기면 어쩌나는 고민하면서, 정작 한 해를 어떻게 지내야 겠다는 고민은 제대로 하질 못했다.


사실 그때 내 머리속에 있던 2012년 목표는 딱 하나였는데, 

그걸 말이나 글로 풀어내긴 부끄럽고 멋쩍어서 나이에 대한 허세만 부리며 지나간것 같기도 하고.


지나온 2012를 돌아보는게 싫어서 사람들이 연말 소회를 물어보면 대충 얼버무렸지만,

새해 복 많이라는 말이 더이상 오가지 않고, 거의 모든 곳에서 뿜어대던 묘한 흥분감이 빠지고 나니

그동안 단상으로 맴돌던 생각들을 정리해 작은 기준을 세워두고 싶어졌다.

  

생각외로 나이의 앞 자리가 바뀌는것에 대한 부담이나 의미 부여도 없고,

올해에는 뭐든 다 하겠다는 말도 안되는 열정도, 

이번 한 해를 내 삶의 화양연화로 만들겠다는 거창한 결심도 없지만,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항상 하는데 도대체 그 '좋은 태도'가 무어냐를 한참 고민하다가  

적어두지 않으면 또 헤어나올 수 없는 망각의 늪으로 빠져버릴까봐 

2013을 맞이하는 태도의 작은 기준을 기록하기로 한다. 



:: 쉼표와 마침표를 잘 찍을것

    문장 안에서 둘의 쓰임이 다르듯 삶에도 쉼표를 찍어야 할 때와,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가 분명 다르게 존재하는것 같다. 

    알면서도 그랬는지, 몰라서 그랬는지, 그렇게 믿어버려 그랬는진 모르겠지만 

    나는 꽤 여러번 쉼표와 마침표를 잘못 찍어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지 않은 길에 대해 말할 수 없기에 잘못이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으로만 남는것이 쓸쓸하긴 하지만.


:: 김밥 꼬다리와 밸런스

    내 생의 첫 기억은 유치원, 그러니까 여섯살때인데(누군가는 첫 기억이 세살때라던데. 천재같다.) 

    난 그때도 김밥꼬다리를 안먹었다. 

    꼬다리는 김밥중에 유일하게 밥과 내용물의 밸런스가 안맞으니까

    얼마전 사무실에서 여느때처럼 꼬다리 두개를 남기고 김밥 상자를 닫는데,

    김밥 한줄에도 밸런스를 들이댔으면서 정작 내 삶은 어떠한 균형도 찾지 못하고 있었다는 반성이 들었다.

    항상 무언가엔 소홀했고, 어떤것엔 과하게 관대했고, 어떤 면엔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이제는 삶에도, 생각에도, 어떤 상황에도 균형을 잡는 노력을 해야겠단 마음.


:: 결핍은 책으로

    사람, 술, 대화, 잠, 먹는것, 이기적인 행동이 아닌. 결핍은 책으로 채울것.


:: 헛똑똑이는 결국 아무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완벽은 환상일뿐, 항상 2% 부족한 순간들을 만나게 되는데, 

    솔직히 그때마다 미련함이란 카드를 센스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꺼내 놓았던것 같다.

    흘러가는 시간에는 센스라는 이름으로 빛나지만 결국 객관의 눈을 가지게 되면 그저 나의 미련함일 뿐.

    이제는 진심의 스마트가 필요하다.


:: 사람에 대한 존중과 믿음

    타인이 타인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그것이 가능이나 할까? 라는 물음을 시작으로,

    2012는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와 믿음이 통장 잔고 만큼이나 바닥나버렸다.

    기대와 믿음이 없으니 당연히 존중도 생길 수 없는데, 존중이 없으니 또 기대와 믿음이 없고...

    이런 말도안되는 뫼비우스의 띠를 돌리다가 결국 존중이 믿음을 만들고 기대를 만드는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

    존중이 먼저다.

    

:: 건강

    결국, 몸도 언젠가 고장나지만 미리 아프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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