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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를 잘 다루는 사람이고 싶다가
나무를 잘 다루는 사람이고 싶다가
한때는 돌을 잘 다루는 이 되고도 싶었는데
이젠 다 집어치우고
아주 넓은 등 하나를 가져
달(月)도 착란도 내려놓고 기대봤으면
아주 넓고 얼얼한 등이 있어
가끔은 사원처럼 뒤돌아봐도 되겠다 싶은데
오래 울 양으로 강물 다 흘려보내고
손도 바람에 씻어 말리고
내 넓은 등짝에 얼굴을 묻고
한 삼백년 등이 다 닳도록 얼굴을 묻고
종이를 잊고
나무도 돌도 잊고
아주 넓은 등에 기대
한 시절 사람으로 태어나
한 사람에게 스민 전부를 잊을 수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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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괜찮은 사람이 되고싶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모든 걸 쥐고싶어 안달내다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인간이 되어있었다.
남들은 한해를 정리하는 12월이라지만 나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12월이 되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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