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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3일
악처로 유명했던 톨스토이의 마누라 소피아는 정말로 악처였다.
그러나 사랑스러운 악처였다.
이 위대한 대문호조차 마누라와의 의견 차이때문에
머리를 쥐어뜯으며 괴로워 할때 - 그 나이 까지도 -
보는 나도 넌덜머리가 났지만
넌덜머리가 나는 저 일이 내 일이기도 하다는 생각에 아득했다.
그들은 지겹고 사랑스러운 커플이었다.
불같이 다투고 다툼끝에는 결국 늘 서로를 껴안고
사랑을 확인한다.
아내에 골이 나 노래를 거부하던 늙은 할아버지는
남편의 사랑을 확신하는 아내의 조련질 앞에
대문호의 체면이고 나발이고 집어 던지고
결국 하지 않겠다던 노래를 부르며
그녀 앞에 엎드려 아이처럼 사랑을 고백한다.
늙어 얼굴에 주름이 한 없이 그어진 아내는 남편에게
아직도 나를 언제까지나 떠나지 않을 거냐고 묻고
남편은 그런 아내에 대한 사랑을 숨기지 못한다.
사랑은 이처럼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끊임없이 확인 하게 되는 것.
나를 사랑하냐고 묻는 것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말이 될 수 있는 이유이다.
그들이 대립했던 가장 큰 이슈는 톨스토이의 저작권 사회환원
문제였다. 아내는 그것을 반대했다.
마침내 톨스토이가 마누라와 자신의 이상과 배치되는 커다란 집을 떠나
어느 먼 간이역에서 죽음을 맞이할 때
최후의 순간까지 찾았던 것은 결국 소피아였고
소피아는 달려와 흐느끼며 사랑한다고 나를 이해해달라고 말한다.
아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결국 원하는 것은
나에 대한 이해이다.
그러나 그게 사랑이다. 온세상 사람들이 다 나를 이해한다해도
당신이 안해주면 다 소용없으니까.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이 나를 이해해 줄 때
사람은 얼마나 행복한가. 그러나 그건 어렵고도 힘든 일.
자신을 이해해달라고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소피아도 결국
남편의 신념을 이해하지 못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렇게 서로 자신을 이해해 주길 바라는 그 엇갈림이야말로
사랑의 더욱 인간적이고 순수한 모습인지도 모른다.
영화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톨스토이의 죽음에 슬퍼하며 눈물
흘릴때 남겨진 소피아가 40년간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을
홀로 맞이하는 모습을 보면서 기어이 한방울을 찍어내고 말았다.
이별은 슬프다. 그러나 두려워 하지 말고 사랑을 해야한다.
거침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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