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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기록

전화.

_sran 2010. 12. 10. 15:57


오후에 그녀에게 전화가 왔다.
지난 주말 이후 5분을 넘기는 대화를 못했고,
이틀 정도 못볼거라 하고싶고 듣고싶은 이야기가 많았나보다.

그녀가 묻고 내가 답했다.
내가 묻지 않은 이야기를 그녀가 쉬지도 않고 말했다.
그녀의 이야기가 길어 질수록 내 눈엔 손톱옆에 일어난 살, 지나가는 차, 녹아내리는 얼음덩어리가 들어왔다.
 
5분이나 지났을까.
그녀가 아쉬움을 감추는 특유의 억양으로 전화를 끊었을 때, 나도 모르게 미안함과 애틋한 연민이 한데 섞여 몰려왔다.
일종의 죄책감일까? 그런다고 달라질건 없는데.
난 왜 조금 더 친절하지 못했을까.

그녀가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나는 참으로 인색하고 이기적이다.
정작 그녀가 나를 보며 눈을 반짝일 땐 귀찮아 하면서도 그녀를 생각하면 안쓰러움에 마음이 안좋다.
이기적이고 이중적이다.

타이밍 좋게도 전화가 오기 조금 전에 들었던 말이 자꾸 맴돈다.
'그냥 계속 집에서 잘 살아 착한 딸로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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