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듯 천천히. 고레에다 히로카즈.
:: 이런저런 인터뷰에서 자주 이야기했지만, 는 매우 개인적인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전작 의 촬영 때문에 장기간 집을 비웠다가, 한 달 반 만에 아내와 딸이 기다리는 집으로 돌아온 어느 날 밤. 세 살배기 딸은 방 한구석에서 그림책을 읽으며 힐끔힐끔 나를 신경쓰는 기색이었지만, 좀처럼 곁에 오려 하지는 않았다. '아이가 긴장하고 있구나......' 그렇게 생각하니 도리어 나도 긴장이 돼버려서, 둘 사이에 미묘한 공기가 흐르는 채 그날 밤이 지나버렸다. 다음날 아침, 일하러 나서는 나를 현관까지 배웅 나온 딸이 "또 와"라고 한마디 건넸다. 아버지로서 나는 엉겁결에 쓴웃음을 지었지만, 내심 꽤 당황했고 상처를 받았다. 그런가...... 그렇게 농밀하지는 않았을 게 틀림없지만, 나와 함께한 3년이라는 축적된..
멈춰선/책 2016.01.02 2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