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의 28번째 단면. 이훤.
폭우의 28번째 단면. 이훤. 사람들이 주목하든 주목하지 않든 비는 낙하했다 치졸하건 장엄하건 비극은 비극이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다 해서 내가 아무것도 아니지 않듯 생의 단면에 어떤 표정으로 남아 있는 감정들은 그 자체로 주목돼야 마땅했다 오래 젖어 싸늘한 등짝 없었던 이 있는가 응당, 밤마다 마주하는 불안 때문에 나의 날씨를 외면하는 일은 회피하고 싶다 너무 졸렬하잖은가 나를 너무 쉬이 저버리는 나는 폭우는 끝까지 폭우가 되는 일에 저를 쏟고 (마르는 일은 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때 치러지는가) 나는 나를 부추겨 일어난다
멈춰선/책 2019. 1. 29. 0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