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망가지지 않은. 시라이시 가즈후미.
... 내가 알고 싶은 건 의욕이나 위로, 여유, 평안 같은 감각적인 것이 아니었다. 나는 에리코를 만날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항상 그녀를 향해 묻는다. 나는 너와 이렇게 함께 있는 것으로 대체 어떻게 되는 것일까, 라고. 우리는 둘이서 함께 있는 것으로 살아갈 의욕이나 여유나 평안이나 위로를 뛰어넘어 살아가는 것 자체의 깊은 의미에 어디까지 다가갈 수 있는 것일까, 라고. 너는 그것에 대해 내게 어느 정도 보증을 해줄 수 있는 것일까, 라고. 가정을 꾸미고 평생 함께 살아가면서, 우리는 대체 어디를 향해 가는 거지? 너에게는 그 목적지가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거니? 만일 보인다면 부디 번거롭게 생각하지 말고 나한테도 가르쳐줘. 실은 나에게는 전혀 보이질 않아. 그러니 불안하지. 무섭도록 불안해. 한없..
멈춰선/책 2010. 10. 10. 1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