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원_100616.
이 직업은 짧은 노동시간에 비해 높은 보수를 받는다. 물론 그것은 이 계통에서 극히 소수에게나 적용되는 일이고 운좋게도 우리들은 상당히 선택받은 축에 속하지만 비슷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이 직업에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불안의 근거로 제시한다. 그렇게 받은 돈은 정말이지 딴따라답게 흥청망청 써 버린다. 한번에 수십권의 책을 사거나 매일 몇만원어치씩 고급 빵집에서 빵을 사 먹거나 바지를 입어보기 귀찮아 일단 산 후 맞지 않아도 바꾸러 가지 않는 등의 낭비를 부리는 것이다. 놀라운것은 나와같은 딴따라 베짱이들중 나처럼 열심히 사는, 그리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는 사람이 드문데도 어째서 늘 성가신 공허감을 만년감기처럼 달고 살아야 하는가 하는 점이다. - from. shakeyour..
멈춰선/우주 2010. 6. 29. 13:15
라디오천국_100614
(중략) 집에서 기르는 개들은 자신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사냥개로 이름을 날렸단 사실에는 관심이 없었다. 사실 먹을것과 잘곳이 보장된 개들이 뭐가 아쉬워서 플라스틱 토끼를 쫓겠는가. 사냥이 허락되지 않았던 개는 결국 사냥하는 법을 잊는다. 우리들 역시 허락되지 않았던 것들을 점점 잊어가는것은 아닌가.
멈춰선/우주 2010. 6. 23. 02:23
이석원_100620
아르헨티나전때 이청용이 전반 끝나기 직전 골을 넣는 바람에 지고는 있지만 기분 좋은 상태에서 동네 구멍가게로 과자를 사러 갔는데 가게앞 인도에서 허름한 차람의 아저씨들이 모여 앉아 난닝구 바람에 목에는 수건을 두르고 얼굴도 벌개 져서는 동네가 떠나가라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 그중 유독 눈에 띄던 한 아저씨. 아저씨는 1.5리터짜리 맥주병을 끌어안고는 "제발 한골만.. 한골만.." 하며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월드컵이 뭐길래 저 사람은 저토록 간절하게 골을 바라는 걸까. 돌아오는 길에 아저씨가 월드컵 말고도 사는 낙이 있었음 하는 생각을 해봤다. 괜히. - from. 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 === 아저씨가 월드컵 말고도 사는 낙이 있었으면 좋겠다.
멈춰선/우주 2010. 6. 21. 15:21
김어준_100506
Q. 어른이 되려면 자기객관화가 중요하고 그러자면 시니컬하지 말고 시큰둥하라 했는데 둘 다 결국 냉소적인 거 아닌가요? 차이가 잘 이해 안 됩니다. A. 시니컬과 시큰둥, 둘 다 차갑고 부정적인 거 아니냐. 아니다. 다르다. 아니 다른 정도가 아니라 정반대다. 시니컬, 이건 기본적으로 방어기제다. 상처받기 싫은 거다. 해서 항상 세상만사로부터 자신을 일정 거리 이상 떨어뜨려 놓는다. 그 복사에너지가 제 몸에 닿지 않도록. 그렇게 의도적으로 확보한 간격 덕에 비로소 매사를 차갑게 대면할 수가 있게 되는 거다. 그러니까 시니컬한 자들, 냉정한 게 아니고 실은 무서운 거다. 흥분과 기대가 실패와 좌절로 마무리된 경험을 반복하기 두려운 나머지, 아예 긍정적 전망을 스스로 절개해내는 정신적 외과수술로, 그로 인..
멈춰선/우주 2010. 5. 6. 10:48
이석원_100430
2010년 4월 30일 한 나라의 1천톤급 군함이 아작이 나서 젊은 군인들이 피같은 목숨을 잃었으면 원인이 무엇이든 군통수권자및 군, 집권 여당은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으며 가혹한 책임을 져야 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당당하게 자신들이 피해자라도 되는 양 행동하고 있다. 그들은 그간 전 정권에서 북한에 자금과 식량을 대줬기 때문에 일이 이렇게 된거라고 주장하고 싶겠지만 문제의 핵심은 퍼줬든 안퍼줬든 적을 막지 못한 책임은 지금 책임자들에게 있다는 것이다. 만약 북한보다 비교도 안될만큼 월등한 군사자본의 일본 자위대라도 쳐들어온다면 이보다 훨씬 더 비참하게 당하고나서 그 때는 또 누구 탓을 할 것인가. - from. http://www.shakeyourbodymov..
멈춰선/우주 2010. 5. 1. 22:38
이석원_100421
긍정이라는 게 뭘까. 긍정적인 사고 라는 것. 그러니까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어떻게든 좋은쪽으로 받아들여서 뭔가 밝은 기분을 유지하게하고 결과적으로 그것이 이차적으로 자신에게 안좋은 영향을 주는 것을 차단하여 오히려 더 나은 에너지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행위? 어떤 자세? 이것은 스스로에 대한 처세인 것인가 삶의 한 방법론이라 해야하나. 이를테면 이런 것이겠지. 안 좋은 일이 생겨도 그것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서 (예를들면 하나님이 나를 더 강하게 만드려고 이런 시련을 주시는 걸꺼다 하는 식으로 받아들인다던가, 이 예가 너무 종교적이라면 나는 이일을 겪으면서 더 강해질 수 있을거야 라고 스스로를 위로한다던가 하는 뭐 그런) 예술작품이 아니라 실제 삶 속에서 이 긍정을 향한 노력이란 건 사실 너무나 ..
멈춰선/우주 2010. 4. 22. 16:46
특별한 존재.
살면서 많든 적든 사람들을 만나고 살 수 밖에 없는데 살면 살수록 만나면 만날수록 사람이란 단지 몇가지 종류로 구분지을 수 있을만큼 패턴화되어있어 누구를 만나든 이사람은 이런 사람 저 사람은 저런 사람 하는 식으로 단순 분류를 하게 된다. 물론 그러지 않길 바라긴 하지만 세상에 사람의 종류라는 게 생각만큼 다시말해 그 숫자만큼 개개의 특성이 다양하지도 않거니와 그 모든 판단들이 속단이라 인정한다 한들 그들 모두를 좀 더 자세히 알기 위해 그 많은 사람들과 일일히 복수의 만남의 기회를 갖기란 불가능한 탓에 사람의 탐험이라는 것이 생각만큼 다양하거나 색다르지 않은 것이다. 이 세상에 수많은 책이 있어 그것을 읽을 생각에 흥분이 되고 이 세상에 수많은 음악이 있어 장차 맛보게 될 청각적 희열에 설레일 수 있지..
멈춰선/우주 2010. 3. 31. 14:07
이석원_100307
2010.03.07 그래. 그리우면 마음껏 그리워 해. 감정을 억지로 단절시킬 순 없는 거니까. 너는 니 감정에 충실하고 있을 뿐이니 너무 자책하지도 말고. 2010.03.08 가끔 아무리 고민해도 결코 해결할 수 없을 것 같던 문제가 어느날 별다른 계기도 없이 결론이 나 버리면 순간 황당하고 허탈한 기분이 들지만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묻고 대화하고 고민하고 괴로워하던 과정속에서 나의 해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내 이야기를 들어준 친구들이 결국 해답을 주었다고 봐야한다. 결코 고민의 시간들이 무의미 했던 것은 아니라는 것. - from. http://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
멈춰선/우주 2010. 3. 11. 02:56
동정하지 않는법.
저는 초등학교 6년 중 4년동안 다운증후군을 가진 남자애와 짝꿍이었습니다. (중략) 가장 큰 축복은 동정하지 않는 법을 배운 것입니다. 동정은 불쌍히 여기고 내가 뭔가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무의식 중에 내가 더 우위에 있다는 마음가짐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래서 동정은,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감사하기 전에 좌절과 비참함을 느끼게 하기도 합니다. 동정보다는 그저 상황의 불편함이 안타깝다고 생각하는 것, 그러면서도 솔직하게 나를 드러내고 어떤 것은 부럽다고도 생각하는, 진심이라는 것이 필요한거 아닐까요. - from. http://blog.hani.co.kr/jiyae/30739
멈춰선/우주 2010. 3. 2. 01:46
김어준_100216
- 정말 중요한 건 조건이냐 사랑이냐가 아니라, 상대가 어떤 사람이냐가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게 어떤 것인가에 있는 거다. 모양이 훨씬 중요한 사람 있다. 그럼 그렇게 살아야 행복하다. 삶의 흥분을 함께 누리는 게 더 중요한 사람도 있다. 그럼 그렇게 살아야 행복한 거다. 가장 먼저 할 질문은 ‘누구랑’이 아닌 거다. ‘나는 언제 행복한가’인 거지. 사랑이냐 조건이냐 따지는 게 잘못된 게 아니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모르면서 엉뚱한 것만 따지고 있는 게 멍청한 거다. 지금 그들이 중요한 게 아니다. 선택은 당신을 위해 하는 거다. 그런데 자신에게 가장 맞는 선택을 하려면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부터 알아야 하는 거다.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지, 자신의 행복을 위..
멈춰선/우주 2010. 2. 20. 11:45
좋은남자와 좋은남편.
가끔씩 걸르는 날이 있기도 하지만, 아내는 내가 골라주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다. 매일 영화 한 편을 골라서 같이 보는데, 그렇게라도 안하면 같이 공유할 얘기가 너무 없을 것 같아서. 소득은, 내가 많을 때도 있고, 아내가 많을 때도 있는데, 정말 돈이 없을 때에는 아내가 학교에서 받아오던 조교 장학금이 우리 집의 유일한 소득일 때도 있었다. 결혼 초에는 힘들 때는 아내가 집에서 나간다고 주로 했었는데, 요즘은 나가라고 한다. 추운 날, 쫓겨나면 갈 데가 정말 없어서, 몇 번 현관문 앞에까지는 나가 봤는데, 그냥 무조건 죽을 죄를 지었다고 했다고 빈다. 주머니에 만원짜리라도 있으면 좋겠는데, 보통은 내 주머니에는 몇 천원이 전부인 경우가 많다. 현금카드도 안 쓰고, 탈탈 털어봐야 사실 돈은 없다. 밖에 ..
멈춰선/우주 2010. 1. 31. 15:17
관계.
"사람을 어떻게 사귀는것이 좋은 관계일까요?" "어떻게 사귀려고 고민하면 이미 좋은 관계가 아닙니다. 사귀어서 좋은 것이 좋은 관계죠." from. 고은시인.
멈춰선/우주 2010. 1. 28. 1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