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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의 28번째 단면. 이훤.




사람들이 주목하든 주목하지 않든 비는 낙하했다

치졸하건 장엄하건 비극은 비극이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는다 해서 내가 아무것도 아니지 않듯 생의 단면에 어떤 표정으로 남아 있는 감정들은 그 자체로 주목돼야 마땅했다 오래 젖어 싸늘한 등짝 없었던 이 있는가 응당, 밤마다 마주하는 불안 때문에 나의 날씨를 외면하는 일은 회피하고 싶다 너무 졸렬하잖은가 나를 너무 쉬이 저버리는 나는

폭우는 끝까지 폭우가 되는 일에 저를 쏟고

(마르는 일은 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때 치러지는가)

나는 나를 부추겨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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