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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등대를 돌아보고 왔다고 한들, 써커스단에 섞여 유랑하느라 몸이 많이 축났다고 한들 뜨겁게 그리운 것들이 성큼 너를 안아주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누군가가 네가 없는 너의 빈집에 들러 너의 모든 짐짝들을 다 들어냈다고 해도 너는 네가 가져온 새로운 것들을 채우면 될 터이니 큰일이 아닐것이다. 흙도 비가 내린 후에 더 굳어져 인자한 땅이 되듯 너의 빈집도 네가 없는 사이 더 견고해져 너를 받아들일 것이다. 형편없는 상태의 네 빈집과 잔뜩 헝클어진 채로 돌아온 네가 서로 껴안는 것, 그게 여행이니까. 

그렇게 네가 돌아온 후에 우리 만나자. 슬리퍼를 끌고 집 바깥으로 나와본 어느 휴일, 동네 어느 구멍가게 파라솔 밑이나 골목 귀퉁이쯤에서 마주쳐 그동안 어땠었노라고 얘기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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