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사람 모두가 즐거운 건 아니다. 이동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에 등장하는 가족은 평온해 보입니다. 모처럼 아들과 딸이 부모님 댁에 찾아와 한 상에 둘러 앉은 채 모두들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즐겁게 먹습니다. 그들이 모인 이유가 십여년 전 바다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고나서 익사한 장남의 기일을 지키기 위해서임을 관객이 눈치채고 난 후에도 그리 달라 보이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선 십여년 전에 잃은 가족 구성원을 떠올리면서 누군가 눈물을 흘리는 모습 한 번 나오지 않으니까요. 그들은 잘 극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긴, 벌써 십여년이나 지났으니까요. 자상한 어머니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머러스한 말투로 아무렇지도 않게 화제를 넘나들지요. 무뚝뚝한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까지 보이고요. 그런데, 정말 그런 것일까요. ..
멈춰선/우주 2018. 11. 5. 23:47
그만큼의 약함과 악함. 이동진.
이번 주에 다시 개봉한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걸어도 걸어도' GV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번에 세번째로 이 작품을 보게 되었는데,역시나 가슴 속이 꽉 차오르는 듯한 느낌이네요. 최근 1~2달 동안 무려 세 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가 개봉-재개봉되었는데, 이 기회에 '걸어도 걸어도'와 함께 제가 가장 좋아하는 그의 작품인'원더풀 라이프' 역시 재개봉되었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아래 글은 '걸어도 걸어도'가 8년 전에 첫 개봉할 때 제가 썼던 시네마레터 칼럼입니다. 이전에도 한번 이 블로그에 올린 적이 있는데, 재개봉도 되었으니 다시 한번 올려드릴게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걸어도 걸어도’에 등장하는 가족은 평온해 보입니다. 모처럼 아들과 딸이 부모님 댁에 ..
멈춰선/우주 2016. 8. 7. 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