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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7.16 건너편. 김애란.
  2. 2012.04.26 두근두근 내 인생. 김애란.

건너편. 김애란.

2017.07.16 23:57 from record




:: 도화는 자신이 속한 조직의 문법을 존중했다. 수사도, 과장도, 왜곡도 없는 사실의 문장을 신뢰했다. ...(중략)...

더구나 그 말은 세상에 보탬이 됐다. 선의나 온정에 기댄 나눔이 아닌 기술과 제도로 만든 공공선. 그 과정에 자신도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에 긍지를 느꼈다. 그것도 서울의 중심 이른바 중앙에서.


:: 이수는 자기 근황도 그런 식으로 돌았을지 모른다고 짐작했다. 걱정을 가장한 흥미의 형태로, 죄책감을 동반한 즐거움의 방식으로 화제에 올랐을 터였다. 누군가의 불륜, 누군가의 이혼, 누군가의 몰락을 얘기할 때 이수도 그런 식의 관심을 비친 적 있었다. 경박해 보이지 않으려 적당한 탄식을 섞어 안타까움을 표현한 적 있었다. 


:: 그때서야 도화는 어제 오후, 주인아주머니를 만난 뒤 자신이 느낀 게 배신감이 아니라 안도감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마치 오래전부터 이수 쪽에서 먼저 큰 잘못을 저질러주길 바라왔던 것마냥. 이수는 이제... 어디로 갈까? 도화가 목울대에 걸린 지난 시절을 간신히 누르며 마른침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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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사이, 한 계절이 지나갔다. 우리가 주고 받은 편지, 즐겨한 농담, 나눠들은 음악 속에서, 꽃이 지고 나무가 야위어갔다. 그리고 한 계절만 더 지나면 봄이 올 터였다. 그리고 또 여름, 가을...... 그렇게 피었다 사위어가는 것들의 기운을 먹고, 우리는 자신이 영원히 죽지 않을 거라 자만하게 되는 나이. 그 찰나의 정점 속으로 달려가게 될 터였다. 하루, 또 하루가 갔다.




+ 나는 아이가 주인공인, 정확히 말하면 미성년자가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무언가에 고통받는 상황이 힘들다. 당연히 그런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리 없잖아. 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픽션이란걸 알고있는 영화나 책도 잘 못 볼 정도인데 김애란의 첫 장편 소설이  조로증에 걸린 아이라니. 검정치마의 노래가 어떻게 쓰였을지 궁금하면서도 시작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작년 여름, 신작 대신 그녀의 단편들만 연신 감탄하며 읽어댔다.

그러다 결국 그녀의 문장을 읽고 싶은 마음이, 주제를 이길 수있을 것 같았을 때 시작한 아름이의 이야기. 작년에는 결국 끝까지 읽지도 못하고 조금만 더가면 눈물을 쏟아낼 것 같은 중반쯤에서 멈췄었는데 올 봄이 되니 다시 김애란이 읽고 싶어졌다. 

(작년 여름에는 꽤 오랜동안 최악의 심리상태가 이어져 더 읽기가 힘들었을지도.)


제목처럼 반짝이는 소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단편들이 더 좋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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