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3월 23일_이석원

2017.04.11 00:42 from record



2017년 3월 23일


재작년 겨울이었다. 

싱글 혼자추는 춤의 보컬 녹음을 끝내고 홀가분한 마음에 

광화문을 찾았다가 이젠 더이상 몸을 보호할 필요가 없어 

12월 그 추운 칼바람을 뚫고 광화문 광장엘 나갔다. 

바람을 쐬러. 이제 살았다는 해방감을 느끼려. 

그리고 그 사진을 보았다. 배에 오르기 직전 단원고 어떤 반의 아이들이 함께 모여 찍은 단체 사진이었다. 

아이들은 잠시 후 자신들에게 닥칠 참혹한 운명은 꿈에도 예감하지 못한 채 더없이 환하게 웃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본 나는 설명할 수 없는 기분에 사로잡혀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렇게 멍하니 서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광화문 사거리를 무심히 지나는 수많은 차와 사람들.. 

도대체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일은 왜 이렇게 외로운 걸까... . 


다음날 이미 녹음이 완성된 곡 엔딩부의 멜로디를 다시 쓰고 가사도 이렇게 고쳐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외로움에 지쳐 있다 누구도 누굴 이해하지 않는 곳에서 .. " 

그리고 거기에 능룡이가 길고 긴 기타 솔로를 다시 해 넣으며 우리는 엔딩부 전체를 다시 만졌다. 

마치 검고 큰 조기가 새찬 바람에 깃발처럼 펄럭이는듯한 .. 

그렇게 그저 이땅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노래는 

종반부에 이르러서는 조곡이 되었다. 

앉아서 우는 것으로 추모하고 싶지 않았다. 

우리 식대로, 그러나 그 끝은 무겁고 장중하길 바랬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세월호가 삼년만에 다시 떠올랐다는 뉴스를 보았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혼자추는 춤의 믹싱을 하는 날. 

모든 트랙이 저마다 자기 자리를 가진 채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웃고 울고 노래하며 자기 소리를 뽐냈으면 좋겠다 

고 오더를 보냈다.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사람들은 곧잘 혼자가 되기에 

살아 있다는게 얼마나 엄청난 일인지 너무 자주 까 먹는다.





from. 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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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을 시작하고 적어도 백일이 지나야 나에 대해서 내가 조금 알게 됩니다. 옛날에 누가 날더러 ‘고집이 세다’라고 했을 때는 ‘내가 왜 고집이 세? 난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지 고집이 센 사람이 아니야. 내가 고집이 세다면 당신은 또 어떻고? 이 세상에 나만큼 고집 안 센 사람이 누가 있어?’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누가 나더러 ‘당신 짜증이 많다’라고 하면 ‘내가 언제 짜증을 냈는데? 또 냈다 한들 나만 짜증내나? 당신은 짜증 안 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내가 나의 성질을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설령 인정한다 하더라도 ‘나만 그러나? 너는 안 그래? 사람이 다 그렇지!’ 이렇게 합리화하기가 쉬웠어요.


그런데 백 일 정도 수행을 하면 ‘아, 내가 성격이 좀 급하구나’, ‘내가 짜증이 좀 많구나’, ‘내가 고집이 좀 있구나’, ‘내가 집착을 좀 하는구나’ 이렇게 내 성격에 대해 새로운 것이 아니라 원래 있는 것을 조금 알아차리게 됩니다. 인생의 변화는 사실을 사실로 알아차리는 때부터 시작됩니다. 


인간 뇌의 정신작용 중 가장 위대한 것은 온갖 지식을 기억하고 쌓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정신작용 중 가장 위대한 작용은 사실을 사실대로 알아차리는 겁니다. 내가 넘어졌을 때 넘어진 것을 알아차리면 일어날 수가 있고, 내가 가다가 가는 줄 알아차리면 멈출 수가 있고, 내가 멈춰 있을 때 멈춰 있음을 알아차리면 다시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내가 고집이 센 줄 알아차리면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고, 내가 화를 낼 때 화나는 줄 알아차리면 화를 멈출 수 있습니다. 알아차림 그 자체가 바로 변화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지만, 알아차림이 있으면 변화의 시작이 가능해 집니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기억을 저장하는 능력이 방대해도 아직 이런 알아차림의 능력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를 돌이키고 변화시키는 힘은 없습니다. 그런 변화를 가져오려면 늘 사람이 외부에서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부처님이 발견한 가장 위대한 것이 바로 이 알아차림, 정념(正念)입니다. 바르게 알아차림이 이루어지려면 마음이 고요해야 합니다. 마음이 흥분되고 들뜬 상태에서는 자기 성질대로 가기가 쉽습니다. 그런데 마음이 들뜨지 않고 고요한 상태, 마음이 집중되어 있는 상태, 그리고 마음이 뚜렷이 알아차림을 유지하는 상태에서는 비록 과거에 지은 인연의 과보로 어떤 욕망이 일어난다 하더라도 그 욕망의 일어남을 알아차리고 또 알아차리기 때문에 그 욕망에 끌려가지 않게 됩니다. 그렇게 해서 우리는 자기 운명으로부터 해방될 수 있습니다. 즉 자기 까르마 혹은 자기 업식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성질’이라고 말하는 것은 고쳐질 수 없기 때문에 ‘성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내가 고치고 싶다고 해도 잘 고쳐지지 않으니까 ‘아이고, 그게 그 사람의 성질이잖니?’라고 합니다. 자유로이 변화시킬 수가 없고 그냥 그렇게 나타나는 그것을 두고 우리는 ‘성질이다’ 이렇게 말합니다. 만약 그 성질을 고칠 수 없다면 우리의 삶은 운명 지어진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나 그 성질을 고칠 수 있다면, 즉 변화시킬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운명 지어져 있지 않습니다. 변화가 가능합니다. 


...


참 자유와 행복으로 가는 길의 가장 핵심이 바로 알아차림입니다. 방금 수행담에서 발표했듯이 아직 큰 변화는 오지 않았지만 괴로움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거기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은 알아차림이에요. 내가 불안할 때 ‘아, 내가 지금 불안해하고 있구나’ 하고 불안함을 알아차리고, 내가 욕심낼 때 ‘내가 욕심내고 있구나’하고 알아차리고, 내가 집착할 때 ‘내가 집착하고 있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것이 그 집착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첫 발이 됩니다. 알아차린다고 저절로 벗어나지는 것은 아니에요. 그러나 알아차림은 거기로부터 벗어나는 첫 발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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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www.jung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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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필법. 유시민.

2017.03.26 18:35 from record



:: 공부가 뭘까요. 인간과 사회와 생명과 우주를 이해함으로써 삶의 의미를 찾는 작업입니다.


:: 어떤 텍스트를 비판하려면 먼저 그 텍스트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터무니없어 보이는 주장을 하는 경우에도 텍스트를 쓴 사람에게 감정을 이입해서 그 사람의 눈으로 그 텍스트를 봐야 합니다. 글쓴이가 무슨 생각과 어떤 감정을 텍스트에 담았는지 살펴본 다음 빠져나와서 자기 자신의 눈으로 그 텍스트를 비평해야 하는 겁니다. 그래야 그걸 쓴 사람뿐만 아니라 제3자도 그 비평에 쉽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요. 텍스트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 머무르면서 오로지 비판할 거리를 찾으려는 목적으로 텍스트를 읽으면 비평다운 비평을 쓰지 못합니다. 비평하는 사람이 지적-정서적으로 발전하기도 어렵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죠. 


:: 굴원의 어부사

창랑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발을 씻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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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태로운 삶을 살고 있었네
행복하다 믿지 않으면 버텨낼 수 없는
얼지도 녹지도 않은 살얼음판을 걷고 있었네 끝없이
무덤덤한 고독과 적당한 행복과 의외의 안정으로
얼지도 녹지도 않은 살얼음판을 밟은 것 처럼
차가운 눈물이 흘러내렸네 얼었던 마음도 잠겨버렸네 
얼어 있던 강물 그 위를 건너던 이 문득 사라졌네
가장 깊은곳 위에 가장 얇은 살얼음
무덤덤한 고독과 적당한 행복과 의외의 안정으로
얼지도 녹지도 않은 살얼음판을 밟은 것 처럼
얼어 있던 강물 그 위를 건너던 이 문득 사라졌네
가장 깊은곳 위에 가장 얇은 살얼음
가장 깊은곳 위에 가장 얇은 살얼음


--

브로콜리의 새 노래가 내 생일 0시에 발매되었다. 
'본격 어른의 새드니스송'이란 타이틀도, 언제나처럼 마음을 아릿하게 하는 노래도 좋아서
'브로콜리가 생일선물을 줬어!'라며 나는 신나했는데
들으면 들을수록 너무 슬픈 노래라... '그거 생일선물 아니야, 제주의 봄이 네 생일선물이야'라는
친구의 다급한 카톡에 웃음이 났다.

--

이렇게 또 한살을 먹었습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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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rival, 2016.

2017.02.27 01:05 from record






:: 내가 가끔 생각하는 네 얘기의 시작은 이랬어 

기억이란건 참 신기해 예상과는 다르게 동작하지 

우린 시간에 얽메여 있어 특히 그 순서에... 


사이사이 순간들이 기억나 그러고는 이렇게 끝이 났지 

그런데 지금은 그 시작과 끝에 대한 확신이 없구나 


네가 살던 기간 이외의 날들에 네 이야기가 더 있어 

그들이 도착했던 날처럼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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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야기는 너무 멋있잖아...

(이와중에 국내판 포스터 만든분은 혼나야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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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 이동진. brunch.co.kr/@aboutcinema/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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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아홉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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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ggie's Plan, 2015.

2017.02.27 00:18 from record










친구가 먼저 봤다기에 어땠냐고 물었더니

'훗훗 난 요즘 찌질한남자들이 그렇게 짠해-'


에단호크가 너무 뻔뻔하고 찌질하게 나오는데

그런 나른한 남자들에게 약했던지라 화를 낼수가 없네ㅎ



하지만 새로운 이상형은 태양의 남자인 관계로!

이와중에 아기를 old fashioned 방식으로 만들어보자던 피클남에게 마음이 간다. 

매장도, 파머스마켓도 마음에 들고 나도 피클 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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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덟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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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 2016.

2017.02.26 23:20 from record







강동원과 "막연하게 개새끼인줄 알았더니 구체적으로 씹새끼네"만 남은



#2017 일곱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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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der Than Bombs. 2015.

2017.02.13 00:31 from record








::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렇지만 힘이 든다 늘 집에 돌아가고 싶다

그리고 마침내 집에 도착할 때면 늘 지쳐 있다



:: 비행기를 네 번은 바꿔 타면서 신념을 따르는 거지 꿈과 열정을 따르는 거야

그러다 어느 날 갑자기 일상에 돌아오면 분열되는 거네 둘 사이에서 말이야



:: 소리가 들려온다 조용히 하려 애쓰는 게 들린다

내가 나오기만 기다리면서...

지난번 본 이후로 자신들이 얼마나 변했는지 그들은 모른다

이들이 요즘 관심을 갖는 게 뭔지 새로 배워야 한다

한 달 후면 다시 변하겠지만.

 TV 프로그램, 영화, 싫어했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음식들 

며칠이 지나면 역할에 좀 익숙해진다 

그땐 역할이 아니다 그게 좋아진다.

그들은 날 원하고 날 사랑한다 그 마음이 느껴진다 

나도 그들을 사랑한다 세상 그 무엇보다도 하지만 여전히 방해되는 느낌이다 

그들의 일상을 방해하는 느낌.

다시 내가 있을 곳이 아닌 것만 같다

날 원치 않는 게 아니다 내가 필요한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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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여섯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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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음이 필요했던 날이었는데, 발랄한 포스터에 속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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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aniel Blake. 2016.

2017.02.13 00:13 from record






"나는 의뢰인도 고객도 사용자도 아닙니다.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내 이름은 다니엘 블레이크입니다."






2017년 네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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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uth & Alex. 2014.

2017.02.12 23:52 from record





2017 세번째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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