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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음악

기사도. 검정치마.

_sran 2011. 7. 18. 13:51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졌던 밤
그리고 알 수 없는 말들로 가득했던 우리 누워 있던 방
입을 떠난 말은 모서리에 부딪혀 끝내 돌아오지 못했지만
찬바람 보다는 조금 더 뜨거운 입김이 있었네

믿기 힘든 행동들이 교환되고 받아들여졌던 밤
내가 아닌 술이라고 해도 믿기 어려웠지만
내가 원하는 건 절대 너에게서 찾을 수 없는데
무슨 생각으로 널 집에 데려왔었던가

길고 검은 니 머리카락이 
내 얼굴 위로 쏟아지기만을 기대했던 밤 
돌아온 건 기대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너의 속맘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의 온기로 채워졌던 밤
그리고 서로의 의도에 대한 추측만 난무했던 밤 밤 밤
가진 게 하나도 없는 나는 사실 잃을게 없었네
읽혀진 채로 아주 쉽게 너를 가질 수도 있었네

머리와 분리된 몸짓으로 구애를 했던 밤
아니면 더 뜨겁고 슬픈 눈물로 구애를 당했었던가
나는 기사도와 탁월한 동정심을 발휘하려 했지만
그러기엔 이미 늦고 습한 슬픈 우리의 밤. 

길고 젖은 니 머리카락이
내목을 타고 쏟아지기만을 기대했던 밤
물어본 건 기대하지도
원하지도 않았던 너의 속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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