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도쿄의 한복판에는 황궁이 있다. 지도를 보면 가운데가 텅 빈 것처럼 보인다. 뉴욕의 센트럴 파크도 비슷하게 보이지만 거기에는 개를 데리고 조깅을 하는 사람, 자전거를 타는 사람, 가로질러 통과하는 택시가 있다. 황궁에는 황족만 산다. 평범한 도쿄의 시민들은 별 불만 없이 황궁을 우회한다. 거기에 황궁이 있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그래서 이렇게 돌아가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거기에선 아무도 조깅 같은 것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아무 말 하지 않는다. 롤랑 바르트의 말마따나 그것은 그냥 거기에 있다. 비어 있는 중심으로 말이다.

마코토와 나 사이에도 그런 황궁이 있다. 우리는 필사적으로 어떤 게임을 하고 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