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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태풍이 오고있으니 우산을 꼭 챙기라는 누군가의 문자를 '요즘 소나기야 자주 오는데 뭐'라며 넘겼는데,
출근해서 5분쯤 지나니 냉탕에 폭포수처럼 비가 쏟아지더라.

다시 역까지 가야할 일이 있어 짧은 반바지도 입었겠다 슬리퍼로 갈아신고 첨벙첨벙 하며 걸어가는데, 어짜피 젖을거라 생각하니 들이치는 비가 기분 나쁘지도 않고 신나더라구.

어렸을때 비오는날 우비입고 장화신고 학교가던, 우비 모자 앞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을 가까이 보며 일부러 물 고인 웅덩이에 첨벙대던 그때가 생각나서 혼자 기분이 좋았어.

창이 큰 사무실에서 폭우가 쏟아지는 어둑한 풍경을 보며 분위기좀 잡고 일하는데 어머, 한시간도 안돼 그새 비가 그치더니 거짓말처럼 해가 쨍! 점심먹으러 나가는길엔 언제 비가 그리 왔냐는듯 또다시 숨막히는 뜨거운 공기. 땅도 금새 말랐네!

오늘은 아주 대단한 비와 대단한 햇살이
빠르게도 왔다 가는 날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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