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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춰선/책

반짝반짝빛나는.

_sran 2010. 3. 11. 01:01



- 이런 결혼생활도 괜찮다, 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아무것도 추구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아무것도 무섭지 않다.
불현듯, 물을 안는다는 시아버지의 말이 떠올랐다.


- 기묘하게도, 그 일주일 동안 나는 의외로 침착했다.
없어진 곤 보다도, 곁에 있는 쇼코가 더 걱정일 정도였다.
그 때문에 더욱 내 안에서 곤이 차지하고 있는 완벽한 위치와 신뢰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마음 어느 한 구석으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있었던 것이다.
곤이 나를 떠날 리 없다고.


- 나는 왠지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불안정하고, 좌충우돌이고, 언제 다시 와장창 무너질지 모르는 생활,
서로의 애정만으로 성립되어 있는 생활.



처음 이 책을 읽었을때가 대학교 1학년이었나? 2학년이었나?
한창 학교 도서관에서 에쿠니가오리, 츠지히토나리, 요시모토바나나로 검색하고 Jane과 번갈아 볼때였어.
오래전이라 그냥 좋았었단 느낌만 남아있었는데.
다시 읽은 쇼코와 무츠키와 곤은 예전의 내가 절대 느끼지 못했을 다른 감정들까지 함께 가지고 새롭게 다가왔어.
요즘 나는 남여간의 사랑은 제하더라도, 사람이 사람에게 가지는 연민, 애정, 배려등에 대해 많이 생각해.
그래서 지금 내게 쇼코와 무츠키와 곤이 더 특별하게 다가오는지도 모르겠어.

나도 그집에서 민트쥬레프를 마시고 오이를 먹고 베란다에서 바람을 쐬고 보라아저씨에게 노래를 불러주고싶어.

그리고 10년후.
곤에게 다른애인이 생겼지만 그들이 여전히 서로의 방식대로 사랑하고 함께한다는게.
참 고맙고 다행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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